[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최상현 감독 대행이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12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충북청주FC와 수원삼성이 하나은행 K리그2 2025 20라운드를 치른다. 충북청주는 리그 12위(승점 17), 수원은 2위(승점 38)에 위치해있다.
지난 경기 충북청주는 드디어 홈 첫승을 신고했다. 서울이랜드를 만나 선제 실점을 허용했음에도 페드로와 김영환이 골을 집어넣으며 2-1로 승점 3을 획득했다. 홈 경기장 잔디 보수 공사로 5월에 홈 개막전을 치르긴 했지만, 홈팬들에게 다시금 홈 승리를 선사하기까지 357일이 걸렸다. 최 감독 대행은 경기 후 눈물을 흘리며 홈 첫승의 감격을 함께했다.
최 감독 대행이 관련한 비화를 전했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F'라서 눈물이 많다. 사람들이 'T'라고 생각하는데 F다"라며 웃은 뒤 "K3리그에서부터 열심히 준비하고 선수와 교감이 되면 눈물이 나더라. 그리고 그 경기는 눈물을 안 흘리면 문제다. 357일 만에 이긴 거라서 어쩔 수 없지 나왔다"라며 열정이 눈물로 표현됐다고 말했다.
충북청주FC와 최 감독 대행의 승리에 이정효 광주FC 감독도 미디어를 통해 축하를 건넸다. 최 감독 대행은 "많이 쑥쓰러웠다. 과분한 관심을 많이 주셨다. 감독님이 아직 멀었다고 얘기해주셨는데 너무 잘 알고 있다"라며 "나는 항상 그 다음을 보지 않고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감독님이 말씀하신 뜻을 너무 잘 알고 있고, 서울이랜드 경기를 교훈 삼아서 간절하게 준비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경기처럼 기도할 거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기도하면 욕을 먹을 것 같다. 아까 선수들과 미팅할 때도 오늘은 기도하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우리가 더 긴장하면서 경기 뛰고 이기고 있을 때도 긴장하지 않게 도와달라 말했다"라며 "그때는 긴장의 눈물도 있었는데 오늘은 지더라도 후회없이 하자고 했다"라며 울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충북청주는 최근 3경기 무패(1승 2무)로 기세가 나쁘지 않다. 여세를 몰아 수원을 상대로도 승점을 얻겠다는 계획이다. 충북청주는 최근 김길식 감독을 선임해 변화를 예고했다. 최 감독 대행은 김 감독에게 웃으면서 지휘봉을 넘겨주고자 할 것이다.
최 감독 대행은 감독 대행으로서 마지막 경기에 대해 "책임감이 있다. 마지막 경기니까 더욱 준비를 열심히 했다. 상대와 개인 전력 차는 있다. 그래서 더욱 준비를 많이 했다. 선수들이 역할만 잘해준다면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3경기 무패 비결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훈련장에서나 경기장에서 임하는 자세를 바꾸고 싶었다. 그 부분이 제일 많이 바뀌었다. 또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고 싶은 배고픔이 있어서 그 모습이 운동장에서 나왔다"라며 "선수들이 수비할 때 역할을 정확히 줬다. 공간을 누가 막아야 되고, 누가 커버를 해야 되고, 누가 대인 마크를 해야 되고 말해줬다. 축구는 바둑판처럼 딱 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선수들이 한두 가지를 주면 세 가지를 하더라. 그 부분에서 선수들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라며 선수들이 변화에 열성적으로 따라준 덕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선수들은 열성적으로 최 감독 대행의 지시에 따랐다. 최 감독 대행은 "홍석준 선수와 최강민 선수는 2년 전에 여기서 강화부장을 할 때도 있던 선수들이다. 우연찮게 우리 팀에 왔고, 내가 선수 장단점을 확실히 알고 있어서 선수들이 잘하는 걸 찾으려 많이 노력했다"라며 "용병들에게는 내가 부탁을 많이 했다. 전남드래곤즈전에는 용병을 재교체를 해서 욕을 많이 먹었다. 수비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세라고 해서 수비를 부탁했는데 그때는 용병들이 계속 경기를 뛰었다면 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데 가장 잘못한 건 나였다. 용병들에게 수비 훈련을 얘기한 적이 없었다. 너무 미안해서 서울이랜드와 경기 전에는 용병들만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켰다. 그걸 또 하더라. 너무 고마웠다. 용병들이 해주니 원래 뛰던 한국 애들도 에너지 레벨이 그대로 유지됐다"라며 여러 선수들의 헌신으로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고 건강한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게 상승세 비결이라고 밝혔다.
감독 대행으로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최 감독 대행은 "분위기가 안 좋아서 많이 힘들었다. 처음 일주일 성남FC 경기 준비할 때는 어떻게 할까 고민을 너무 많이 해서 전술 변화를 많이 가져가진 못했다"라며 "어차피 할 거면 하고 싶은 대로 해보자고 생각했고, 애들이 이걸 금방 이해할까 생각했는데 잘 따라와줘서 수비부터 단단히 잘 되니까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기고 공격까지도 이어졌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 감독이 지난 경기 끝나고 선수들과 인사도 하고 얘기를 나눴다며 "아마 감독님이 더 무섭게 만들어주시기 않을까"라며 충북청주의 미래를 낙관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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