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모건 깁스화이트(25) 영입이 큰 암초를 만났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구단 간 협의 절차 없이 선수를 접촉한 토트넘의 행위가 ‘불법 접근(illegal approach)’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프리미어리그에 공식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와 글로벌 스포츠웹진 디애슬레틱 영국판은 11일(현지시각) “포레스트는 깁스화이트의 토트넘 이적 논의가 현재로서는 중단된 상태라고 보고 있으며, 구단 변호인단과 함께 법적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동시에 양 구단 간의 직접 소통도 현재 완전히 중단된 상태로 파악됐다.
■ 발단: 정확히 6천만 파운드, 누가 조항을 흘렸나?
논란의 시발점은 이른바 ‘방출 조항(trigger clause)’을 둘러싼 불신에서 비롯됐다.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이 깁스화이트 계약서에 명시된 방출 조항 금액 6,000만 파운드(약 1,116억 원)를 정확히 맞춰 제안을 넣었다”며, 포레스트 내부에서는 이를 ‘기밀 조항 유출’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레스트는 해당 방출 조항이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음에도, 토트넘이 정확히 그 금액으로 제안을 넣었다는 점에서 내부 정보가 사전 유출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협상 과정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 기밀 누설 및 무단 접촉이 얽힌 사안으로 번질 수 있는 대목이다.
■ ‘선수 접촉 허가 안 났다’는 포레스트의 주장
보다 근본적인 쟁점은 ‘사전 접촉’이다. 포레스트는 구단이 선수 측에 이적 협상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토트넘이 깁스화이트 측과 직접 접촉을 시도하거나 이미 논의가 이뤄졌다면, 이는 프리미어리그 규정을 위반한 ‘불법 접근’에 해당한다.
디애슬레틱은 “포레스트는 이 사안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공식 문제 제기로 가져갈 계획”이라며, “토트넘이 깁스화이트 측과 사전 협상을 진행했다는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 내부 관계자들은 공식 발언 권한이 없어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토트넘은 이와 관련한 취재 요청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다”고 밝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 포레스트의 대응, 계약 전면 차단은 어려울 수도
이번 논란이 실제로 깁스화이트의 이적을 무산시킬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깁스화이트는 2022년 8월 울버햄턴을 떠나 포레스트에 합류했으며, 당시 이적료는 2,500만 파운드(옵션 포함 최대 4,200만 파운드)였다. 2027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는 그는 현재 포레스트의 핵심 선수이자,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기회를 받고 있는 주목받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하지만 이미 방출 조항이 발동된 이상, 구단이 이적 자체를 완전히 막을 법적 근거는 약할 수 있다. 문제는 절차의 정당성이다. 포레스트는 토트넘이 사전에 구단의 승인 없이 선수 또는 에이전트 측과 접촉한 점,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밀 조항이 어떻게든 유출됐다는 점을 규정 위반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규정 제접 3.2조에 따르면, “구단은 다른 구단 소속 선수와 사전 협의 없이 접촉할 수 없으며, 명백한 허가가 없는 경우, 구단은 징계 또는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 결론은 '시간 싸움'…의도했든, 아니든
이번 영입 추진은 토트넘 새 감독 토마스 프랑크의 강력한 요청으로 추진됐다. 프랑크 감독은 이전부터 깁스화이트를 높이 평가해 왔으며,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복귀 시즌에 맞춰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2선 자원으로 기용하길 원하고 있다.
사실 깁스화이트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여러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맨체스터 시티도 한때 그를 주시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라얀 셰르키(리옹)와 티쟈니 레인더르스(밀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토트넘이 다시 협상 선두로 나섰고, 방출 조항 금액을 제시하며 협상을 종결지으려 했다.
결과적으로 깁스화이트의 토트넘행은 현재로선 ‘중단’ 상태다. 의도했든, 아니든 토트넘은 포레스트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고, 법적 다툼이 병행될 경우 이적 완료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한 축구 에이전트 관계자는 “방출 조항이 명시돼 있더라도 그 실행 방식은 민감한 법적 해석이 필요하다. 특히 기밀 누설과 사전 접촉 이슈는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징계 사안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