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에서 신약 도입은 단순히 새로운 약물이 들어오는 것을 넘어 환자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마지막 보루다.
하지만 희귀질환치료제는 고가인 탓에 환자접근성이 떨어진다. 이에 정부는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중증·희귀질환에 대한 신약 접근성 강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많은 질환과 치료제가 건강보험 등재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소아인구의 감소로 소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소아 희귀질환자가 성인 환자에 비해 치료제 접근성이 더욱 떨어지는 현실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회, 의료현장의 전문가, 언론, 정부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오늘(1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이 주최하고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주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후원하는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향한 첫걸음 : 소아 희귀질환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이주영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소아 희귀질환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만성적인 장애로 이어지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어어 치료제 접근성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현 소아 희귀질환 치료환경에 대한 진단 및 분석을 통해 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위한 사회·정책적 논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토론회는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김진화 부장이 ‘소아 희귀질환 치료환경의 한계점과 개선과제’를,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분과 고재성 교수와 세브란스 병원 소아소화기영양과 고홍 교수가 알라질증후군과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 정체증을 중심으로 소아 희귀질환 치료현황과 치료제 접근성 개선방안에 관해 주제발표했다.
김진화 부장은 국내 희귀질환치료제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아 희귀질환치료제의 전체 의약품 지출 중 비율이 최근 10년간 6% 상승했지만 다른 항암제나 연령대비 그 비중은 턱없이 낮다.
또 한국희귀·난치실환연합회가 진행한 ‘희귀질환 환우 대상 국가 지원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참여자 704명 중 약 6%만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제를 투약 중이다. 특히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연구와 정책 토론이 있었지만 여전히 소아 희귀질환치료제는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화 부장은 “소아 희귀질환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환자 수가 적어 신약 개발 및 도입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소아 희귀질환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재성 교수와 고홍 교수는 알라질증후군과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 정체증의 사례를 통해 국내 소아 희귀질환 치료환경과 치료제 접근성의 제도적 한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알라질증후군은 선천성유전질환으로 간 내 담도 수가 현저히 적어 담즙 배출에 문제가 발생, 간에 심각한 손상이 초래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알라질증후군환자는 2021년 기준 136명으로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주요증상은 만성적인 황달, 전신 가려움증, 성장 지연, 심혈관·안과·피부계 이상 등이며 심하면 간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알라질증후군은 간 이외에 다른 장기에도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알라질증후군은 치료제가 존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3년 만 1세 이상의 알라질증후군환자에게 나타나는 담즙 정체성 피부 가려움증 치료제 ‘리브말리액(성분명 : 마라릭시뱃염화물)’을 수입 허가 했다. 하지만 아직 건강보험에는 등재되지 않아 환자 가족들은 수백만 원에 달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소화기영양분과 고재성 교수는 “알라질증후군은 간뿐 아니라 전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심장 같은 경우에 선천성심장기형이 생길 수 있고 콩팥에도 다른 질환이 생길 수 있으며 뇌혈관 같은 곳에도 기형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패널 토론은 이주영 의원이 좌장으로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정진향 사무총장, 보건복지부 김연숙 보험약제과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국희 약제관리실장, 국민건강보험공단 김형민 신약관리부장, 데일리팜 이정환 기자 등이 소아 희귀질환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정진향 사무총장은 “소아희귀질환은 환자 수는 적지만 그 고통과 절박함은 결조 작지 않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환자·가족의 목소리와 함께 제도적·재정적 개선방안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김연숙 과장은 “치료제 급여가 환자에게 시급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허가·평가·협상 시범사업이 극희귀질환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의원은 “아이의 병으로 부모가 더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이의 건강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더욱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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