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장남 최성근(34) 씨가 SK이노베이션 E&S의 북미 에너지 솔루션 사업 법인인 패스키를 떠나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7월부터 SK E&S 산하 북미 투자 지주사 패스키에서 전략 담당 매니저로 근무해왔다가 최근 학업 준비를 위해 퇴사했다
1991년생인 최성근 씨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학사,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는 등 글로벌 학업과 현장 경험을 두루 쌓았다. 패스키 입사 전에는 미국 에너지 컨설팅 기업 리뎁티브에서 3년간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분야 엔지니어로 활약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패스키는 SK이노베이션 E&S가 2021년 설립한 북미 법인으로 전기차 충전, ESS(에너지저장장치), 재생에너지 등 미래 에너지 솔루션 분야를 총괄한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 겸 CIO로서 사업 전반을 지휘해온 핵심 조직이다. 최 씨는 이 조직에서 실무를 익히며 글로벌 에너지 비즈니스 역량을 다져왔다.
이번 하버드대 MBA 진학은 단순 학위 취득이 아니라 경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전략적 리더십 역량을 쌓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재벌가 3세, 4세가 해외 MBA에 진학하는 사례는 최근 잇따르고 있으며 이는 졸업 후 경영·투자·전략 등 그룹의 핵심 역할로 자연스럽게 연계되곤 한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의 장남 최인근(30) 씨도 2020년 패스키 전략기획팀에서 경영 수업을 받은 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로 옮기는 진로를 택하며 그룹의 경영 후계 시나리오와 궤를 같이한다.
한편, 비슷한 시기 SK그룹 내 주요 총수 일가의 자녀들이 해외 MBA 및 현지 실무 과정을 거치며 경영 수업에 돌입하고 있어 그룹 차원의 인적 네트워크 강화와 리더십 계승 전략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같은 흐름은 재계 전반의 '글로벌 인재 육성' 기조와도 맞물린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MBA는 단순 명문 졸업장이 아니라 글로벌 현장 네트워크와 전략적 시야를 확보하는 장"이라며 "최 씨의 패스키 실무에 이어 하버드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과정은 SK 그룹이 자녀 세대의 경영 참여를 준비하는 설계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SK 외에도 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대기업 다수의 총수 일가 자녀들이 해외 MBA를 거쳐 각 계열사 중역이나 해외 법인 책임자로 활약하는 구조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연수를 통해 글로벌 감각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경영 승계 및 리더십 체계를 다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 내부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SK 관계자는 "최성근 씨는 패스키에서 글로벌 에너지 사업 실무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며 "하버드 MBA 진학은 향후 그룹의 성장 동력을 이끌 체계적인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체적인 입학 일정과 학위 과정은 하버드대의 입학 절차에 따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 MBA는 일반적으로 GMAT/GRE, 에세이, 인터뷰, 추천서 등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친다. 최 씨가 어떤 전형 루트를 통해 합격할지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하버드 MBA의 평균 연령은 27~28세, 입학 경쟁률은 매년 10대 1 이하 수준이며 졸업생 상당수가 글로벌 컨설팅, 사모펀드, 대기업 전략·재무 부서 등으로 진출하는 구조다. 재벌가 자녀 대부분은 해외 현지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중시하기 때문에 학업 이후 역할 변화가 주목된다.
이처럼 패스키 실무 → 하버드 MBA 진학 → 졸업 후 글로벌 경영 활동이라는 경로는 총수 일가의 경영 참여와 글로벌 확장 전략의 짜임새 있는 연쇄 작용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SK는 물론 재계 전반의 3세 경영 세대 변화가 본격화되는 한편 각 그룹이 외부 전문가 영입과 내부 인재 육성을 병행하며 다각적 승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성근 씨의 하버드 MBA 합격 여부와 입학 시기, 이후 역할 배치 등은 향후 그룹 내부는 물론 재계 전반의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SK의 차세대 경영 구도 설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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