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소영 기자]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월 취임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흥미로운 평가가 나왔다. “이찬우는 화려한 개혁가가 아니라 내실 있는 전략가다.” 화려한 수식어와 성과를 내세우기보다는 차분하게 내실과 안정을 강조하며 금융의 본질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 단순한 안정 추구형 리더로 정의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안정과 혁신의 균형점을 정확히 꿰뚫으며, 농협금융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CEONEWS는 이찬우 회장의 경영철학과 최근의 전략적 성과를 중심으로 그의 리더십을 집중 분석했다.
■ 현장 중심의 금융전문가, ‘농협 DNA’로 무장하다
이찬우 회장은 전형적인 농협맨이다. 행정고시(31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금융위원회에서 기획조정관과 금융정책국장 등 핵심 보직을 역임하며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경험과 통찰을 쌓았다. 이후 농협금융지주의 비상임이사를 지내며 농협의 내부 사정을 깊숙이 들여다봤고, 급격한 시장 변동성과 금융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농협금융의 역할을 고민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취임 직후부터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조했다. 금융권 전반의 불확실성이 심화될수록 현장의 리스크 관리와 고객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현장에 답이 있다”며, 본사 중심의 경영이 아니라 각 계열사의 지점과 영업점 현장으로부터 금융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상향식(Bottom-up) 의사결정 구조를 정착시키고 있다.
실제로 취임 이후 4개월간 전국 주요 지역 금융점포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 직원과 소통한 이 회장은 “본사보다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현장이 리스크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며 현장 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 안정과 혁신의 균형추 ‘이찬우式 금융철학’
이찬우 회장의 금융철학은 명확하다. 금융산업은 화려한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금융권 전반에 불어닥친 글로벌 금리 인상과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농협금융은 더욱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내실 있는 성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취임 직후 그가 내놓은 경영 키워드는 ‘안정 속 혁신’이다. 이 회장은 NH농협금융을 두 개의 축으로 명확히 나누어 바라본다. 하나는 금융 본연의 역할인 고객 자산보호와 리스크 관리의 ‘안정’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전환과 신사업 발굴을 통한 ‘혁신’이다. 이 둘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NH농협금융이 지속가능한 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그는 임직원들과의 첫 공식 회의에서 세 가지 구체적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안정적 수익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체계 고도화
둘째, 농업금융과 지역금융 중심의 특화 전략 확대
셋째, 디지털 금융 인프라 혁신을 통한 고객 서비스 고도화
이 회장은 “우리는 혁신을 추구하되 리스크 관리라는 기본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무리한 확장보다는 내실 있는 혁신을 강조했다.
■ ‘리스크 관리가 곧 경쟁력’… 철벽 리스크 대응 체계 구축
이찬우 회장의 가장 두드러진 업적 중 하나는 NH농협금융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한 점이다. 그는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경험을 살려 취임 직후 ‘그룹 리스크 관리위원회’를 전면 개편하고, 각 계열사 리스크 담당자를 전담으로 지정해 매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주요 리스크 지표를 보고하도록 했다. 특히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고조된 시점에서 계열사별 위험 익스포저(Exposure)를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이 회장은 분기마다 ‘리스크 인사이트 워크숍’을 열어 금융시장 변동 상황과 연체 발생 가능성 등 구체적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대응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농협금융 내부에서는 이 워크숍을 통해 최근 20가지 리스크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계열사별 맞춤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 디지털 금융의 미래, 농협의 새 먹거리를 찾다
이찬우 회장은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NH농협금융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금융이 농협금융의 다음 세대를 이끌 핵심 키워드임을 분명히 했다. 취임 직후 디지털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고, 최근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지시하는 등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실제 농협금융의 디지털 플랫폼인 ‘NH올원뱅크’는 그의 지시에 따라 사용자 경험(UX)을 전면 개편하고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면서, 최근 6개월간 신규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찬우 회장은 “디지털 금융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농협금융이 장기적 성장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고 밝혔다.
■ 이찬우가 꿈꾸는 농협금융의 미래
이찬우 회장이 꿈꾸는 NH농협금융은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금융이다. 그는 취임 당시 “농협금융은 숫자가 아닌 고객과 시장의 신뢰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융의 본질인 ‘고객 자산 보호’와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ESG 경영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 농협금융의 ESG 채권 발행을 확대했고, 친환경 금융 상품과 농업특화 금융 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농협은 농업이라는 특화된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은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금융그룹으로서 농협금융의 청사진을 차근차근 실현하고 있다. 그가 앞으로 보여줄 전략적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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