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회장 "김건희·이종호 모른다"…관계 일체 부인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001470)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현직 회장을 상대로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16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조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의혹 몸통들과의 관계를 일체 부인했다.

이일준(왼쪽) 삼부토건 회장과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이 지난 10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 사무실에서 16시간가량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조성옥 전 회장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조사 후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대표에 대해 다 물어봤는데 실제로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맹세코 모르는 사람”이라며 “이거 잘못하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전 회장도 김 여사나 이종호 전 대표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것도 없었다”며 “주가조작이라는 게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두 회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참석 계기를 마련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측이 2023년 5월 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주가를 끌어올린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는 포럼 2개월 뒤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재건사업을 논의했다. 이때 삼부토건 주가는 급등했다.

특히 이종호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067990) 주식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회장과 조 전 회장은 각각 자신이 최대 주주인 이석산업개발과 디와이디(219550)(DYD)를 앞세워 2022년 5월 주식 양수도계약을 맺었다. 이후 DYD가 삼부토건 주식 지분을 8.85%까지 차지하면서 이 회장이 최대 주주가 됐다.

특검팀은 지난 3일 삼부토건 본사 등 1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삼부토건 관계자들을 연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삼부토건 부회장이자 웰바이오텍(010600) 회장인 이모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누가 주가 조작의 수익을 챙겼는지, 여기에 김 여사가 어떻게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특검팀의 당면과제다. 원희룡 전 장관과 이종호 전 대표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로 투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