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코네의 미나카이 양과자점 (三中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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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코네의 미나카이 양과자점 (三中井)

시보드 2025-07-11 00:54:02 신고

내용:

저번 주말에 히코네-츠루가-와카사 라인을 여행으로 다녀왔는데

히코네성이나 츠루가, 마이즈루 여행기는 차고 넘칠테니 이색적이었던 카페 후기만 짧게 올림




히코네의 미나카이 양과자점 (三中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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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카이, 조선과 만주의 거물 백화점 브랜드의 이름


제국의 팽창과 함께 반도와 대륙에 백화점을 16곳 세우며 소매업계를 지배하였으나,

제국의 패망과 함께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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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카이의 후신이 히코네에 남아있다는 블로그 기사를 보고, 흥미가 생겨 즉석에 여행루트를 짰다.

한때 조선의 상권을 주름잡던 상인 가문은 지금 어떤 모습일지, 과연 미나카이 가문 사람이 그대로 경영하고 있을지 궁금해서.


가게 자체는 유명 관광지인 히코네성 바로 옆에 있어 접근성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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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양과자점 노포와 다를 것 없는 내부, 오전부터 지역 주민들이 많이 오간다.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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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물 케이크라는 올림피아를 아이스커피와 함께 주문해 먹어봤다.

오렌지 과육이 실하게 들어있는데, 그렇다고 맛이 과하지도 않아 담백해서 좋았음


같이 간 친구는 애플파이를 시켰는데, 주인 할머님께서 그릇에 들고 오다가 파이 끄트머리를 조금 흘리셨다.

덕분에 가볍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겨, 더운데 관광객은 많이 오냐는 너스레로 시작해 대화를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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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히코네의 미나카이는 지금도 그 미나카이가 운영중이다.


할머님께서는 부산 미나카이 백화점 점장 아들과 함께 부산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전쟁이 끝나고 한참 뒤에 결혼하셨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을 흔히 히키아게샤引揚者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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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카이 백화점 부산점 자리에는, 80년이 흐른 현재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세워져 성업중이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꽤 신기해하는(한편으로는 경계하는) 눈치시다가,

조선에서 가장 큰 백화점 재벌의 흔적이 남아있는 가게라 궁금해서 와봤다고 하니 신이 나서 이야기를 계속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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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나카이의 사람들은 용두산(당시 발음대로, 류-토잔이라 말씀하심) 자락에 살았는데, 백화점에 있다가 공습 경보가 울리면 부리나케 산으로 뛰어갔다는 이야기


7살 되던 때에 일본이 패망해서 처음으로 일본으로 귀국해 고국 땅을 밟았는데, 모든 재산이 조선과 만주에 있어 하루종일 집안 어른들이 한숨을 쉬었다는 이야기


백화점 1층에 당시 조선에서 제일 가던 케이크점이 있던 노하우를 살려, 히코네 땅에 케이크 가게를 최초로 냈다는 이야기


그럼에도 패전 직후에는 일본 사람들이 전부 못 살던 때라, 손님이 없어 거지 꼴을 면치 못했다는 이야기


한일수교 후에 부산에 돌아가서, 롯데 가문의 신영자씨와 사진도 찍었다는 이야기... (개인 앨범이라 사진은 찍지 못했다.)


손녀딸께선 한국을 좋아해 자주 놀러가는데, 부산에 갈 때마다 마을 사진을 찍어와 달라고 부탁하신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당시 지명으로 말씀하셔서 어떤 마을인지는 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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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와 본국이라는 역사적 관계를 떠나 꽤 기가 막힌 사연인데, 많이 연로하셔서 이런 얘기를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지지 않겠나 싶었다.


여주인이니 사실 미나카이의 피를 직접 이은 것도 아닌데, 가문의 역사에 자부심이 대단하신 것도 인상깊었고...


고카쇼에 미나카이 저택이 서있고 아직 그곳에 거주 중이니 나중에 놀러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약속을 지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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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내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물건들이 잔뜩 있어, 마을의 작은 역사 박물관으로 꾸며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고도 가까운 한일관계를 생각하면, 요원한 몽상인듯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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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선물로 히코네의 엽서를 받고 가게를 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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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가 가능하고 역사를 좋아하는 일관갤럼들한테 강력히 추천하는 카페임

스몰토킹하기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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