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부동산 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분양권·입주권 시장과 신축 아파트 거래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고 실거주 요건 강화로 인해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대는 방식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이 매물을 대거 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약 당시에는 완판을 기록하며 높은 경쟁률을 자랑했던 신축 아파트까지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을 떠안은 매물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 인근의 '자이르네'는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총 143세대 규모의 신축 아파트로 1호선·2호선·우이신설선 등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입지만 놓고 보면 투자 가치가 높아 보이지만 현재 전용 59㎡ 분양권이 7억 원 초반대에 시장에 나와 있어 분양가(8억6500만 원) 대비 1억 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구로구 천왕역 인근의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 전용 67㎡ 역시 최근 분양가와 동일한 8억4900만 원에 거래 매물이 올라오며 '무피'로 거래되고 있다.
도봉구 '도봉금호어울림리버파크' 전용 84㎡도 사정은 비슷해 분양가보다 4000만 원 낮은 8억5700만 원에 나와있어 집주인들이 손실을 떠안고도 집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단지도 마피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해당 단지는 최근 80㎡ 분양권이 9억4000만 원에 매물로 등장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는 분양가 10억 원 대비 60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마피 7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아직도 거래 안 돼
현재 부동산에 매물로 나와있는 집들도 '급매'를 내세우며 마피 7000만원, 4000만원, 3000만원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같은 단지의 84㎡ 역시 분양가(11억5000만 원)보다 6000만 원 저렴한 가격에 올라와 있다.
해당 단지는 2022년 분양 당시부터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실제로 주변 시세보다 2억~3억 원 가량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시장에 나온 대부분의 분양권이 분양가 이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라며 "최대 6000만 원까지 할인된 매물도 있지만, 주변 시세보다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남아 있어 매수세는 저조하다"라고 전했다.
이번 마피 매물의 확산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실거주 요건 강화로 인해 전세금을 활용한 잔금 마련이 불가능해지면서 자금 여유가 없는 수분양자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주담대 한도 6억 원 제한과 스트레스 DSR 3단계가 더해지면서 매수자들의 접근 자체가 어려워진 점도 시장을 침체시킨 요인이라 지목됐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에는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할 수 있어 자금 부담이 덜했지만, 지금은 실거주 요건 강화로 인해 이를 활용할 수 없어 여유자금이 부족한 분양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손해를 감수하고 매도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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