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나 과일은 이름만 들어도 쉽게 떠오르는 것들이 많다. 시금치, 딸기, 토마토처럼 익숙한 식재료들이다. 그런데 이름은 익숙한데, 실제 모습을 보면 고개가 갸웃해지는 식물이 있다. ‘딸기시금치’다.
딸기와 시금치를 합쳐 놓은 듯한 이름 때문에 혼동하기 쉽지만, 둘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시금치딸기, 딸기명아주 같은 이름도 쓰이지만, 모두 생김새에서 연상된 별칭일 뿐이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캐나다 서부와 미국 북부 고지대에서 자생한다. 이후 유럽, 뉴질랜드, 호주 등으로 전파됐고, 지금도 일부 지역에선 몸에 좋은 식재료로 재배된다.
학명은 Blitum capitatum이며, 명아주과 명아주속에 속한다. 줄기와 잎은 시금치를 닮았고, 열매는 작고 붉은빛을 띠며 야생 딸기처럼 생겼다. 이 모습 때문에 ‘Strawberry Spinach’ 또는 ‘Strawberry Blite’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실제 딸기와는 식물 분류상 아무 관련이 없다.
잎과 열매 모두 먹지만… 과하게 먹진 말아야 할 채소
딸기시금치는 잎과 열매 모두 식용 가능하다. 잎은 시금치처럼 조리해 먹을 수 있고, 열매는 생으로 먹거나 장식용으로도 활용된다.
잎에는 철분과 단백질이 많고, 식이섬유도 풍부해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A와 C 함량도 높아 항산화 작용에 효과가 있다.
열매는 겉보기에는 딸기처럼 탐스럽지만, 단맛은 거의 없고 향도 약하다. 약간의 씁쓸한 맛이 남지만 독성은 없다. 북미 원주민은 딸기시금치를 식용과 약용으로 활용했다. 잎은 삶아 먹거나 말려 저장했고, 열매는 즙을 내어 천연 색소나 민간요법에 사용했다.
다만, 식용할 때는 조심할 점도 있다. 잎에는 옥살산이 포함돼 있어 과다 섭취 시 신장결석 위험이 따른다. 물에 데쳐 쓰거나, 과하게 먹지 않는 선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서는 낯선 존재... 일부 농가에서 '재배 시작'
딸기시금치는 한국에서 아직 생소하다. 대형 마트나 재래시장에서는 보기 어렵고, 농산물 직거래 플랫폼에서도 찾기 힘들다. 그래서 유럽 종자 사이트나 희귀 채소 전문점에서 직접 씨앗을 구해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 농가는 소규모 재배에 도전하고 있다. 식단에서 채소의 비중이 커지면서 외래 품종에 관심이 늘었고, 이 식물도 실험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나 블로그에서는 ‘이상한 채소’, ‘귀여운 채소’로 소개되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관상용으로 기르는 사람도 있다. 붉은 열매가 줄기에 여러 개 달려 있어, 화분 하나만 둬도 시선을 끈다.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고 해충에도 강해 초보자도 기르기 어렵지 않다. 어린이와 함께 키우면 자연 학습용으로도 좋다.
잎은 샐러드, 열매는 잼… 요리에 쓰기 쉬운 채소
딸기시금치는 아직 낯설지만, 식문화가 변화하면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채소의 다양성이 중요해진 흐름 속에서 이색 작물로 주목받는 중이다. 특히 도시 농업이나 가정 텃밭에 알맞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잎과 열매를 모두 쓸 수 있어 효율적이다. 일반적인 쌈 채소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요리에 활용할 때는 샐러드가 가장 쉽다. 잎은 짙은 초록빛, 열매는 선명한 진홍색으로 색감이 좋다. 치즈, 견과류, 발사믹 소스를 곁들이면 색과 영양을 동시에 고려한 한 접시가 완성된다. 열매는 피클로 담거나 잼으로 만들 수 있다. 단맛이 거의 없어 당분을 따로 넣는 것이 좋다.
채식 식단에서 시금치가 부담스러울 때 딸기시금치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오븐에 구워 칩으로 먹거나, 스무디에 소량 넣는 방법도 있다. 색감과 활용도가 높아, 요리에 감각을 더하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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