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청개구리인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만 사는 '멸종위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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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청개구리인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만 사는 '멸종위기종'

위키푸디 2025-07-10 13:5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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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작은 논두렁이나 농수로를 걷다 보면 개구리 소리가 들리곤 한다. 운이 좋다면, 그 울음소리의 주인공은 '수원청개구리'일 수도 있다. 수원청개구리는 대한민국에서만 사는 고유종이자,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이 개구리는 경기도 수원시 인근 논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이 붙었다. 몸집은 4cm도 안 될 만큼 작고, 외형은 일반 청개구리와 거의 흡사해 육안만으로는 구별이 어렵다.

몸도 작고 소리도 다르다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수원청개구리는 청개구리과에 속하는 양서류다. 몸길이는 2.4~4cm로 대한민국에 서식하는 개구리 중 가장 작다. 등은 녹색 혹은 녹청색이며, 배는 흰색이다. 몸통 측면을 따라 담갈색이나 갈색, 또는 검은색 줄무늬가 콧구멍에서부터 눈, 고막, 옆구리까지 이어진다. 일반 청개구리보다 몸집이 작고 뒷다리가 짧으며, 발가락 물갈퀴도 덜 발달해 있다. 청개구리는 울음주머니 색이 회색이나 흰색에 가깝지만, 수원청개구리는 노란빛을 띠는 것도 주요한 차이다.

청개구리와의 가장 큰 차이는 울음소리다. 청개구리는 중저음의 빠른 울음으로 ‘꽥꽥꽥’을 반복하지만, 수원청개구리는 느린 박자의 금속성 소리 ‘웡-웡-웡’을 낸다. 주둥이 각도도 약간 뾰족하며, 청개구리보다 눈에 띄게 작다. 육안만으로는 구분이 쉽지 않지만, 울음소리와 울음주머니 색상, 줄무늬 위치 등으로 어느 정도 식별 가능하다.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수원청개구리는 1977년 처음 발견됐다. 일본의 양서류 학자 구라모토가 수원 농촌진흥청 인근 논에서 이 개구리를 채집해 연구한 끝에 기존 청개구리와는 다른 신종임을 확인했다. 이후 1980년 학계에 보고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논이 없으면 번식도 끝난다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수원청개구리는 주로 논에서 산다. 서식지는 경기도 수원과 화성, 서울 일부 지역, 충청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북부, 강원도 원주 등이다. 활동 시기는 4월부터 시작되며, 본격적인 번식은 5~6월 논 안쪽에서 이뤄진다. 논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맞춰 진화해 왔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습지 보전이 중요하다.

문제는 사람이다. 남아있던 논마저 다 사라지고 있다. 택지 개발과 농지 정비로 논 생태계가 붕괴하면서 수원청개구리의 번식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6월 중순 이후 논에 물을 빼는 농업 방식은 번식 실패를 부른다. 전문가들은 수원청개구리가 번식기를 놓치면 다음 해 개체 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2016년 수원시는 인공 서식지 조성에 성공했고, 2020년에는 GTX-A 노선 공사 중 수원청개구리가 발견돼 공사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 확보가 이 개구리를 지키는 핵심이다.

DNA 논란 끝에 한국 고유종으로 인정받다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수원청개구리 / 국립생물자원관

2016년, 중국과 일본 공동 연구팀은 수원청개구리가 중국의 개구리 종과 유전적으로 동일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주장은 기존 명명 체계를 바꿔야 할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분석 대상 유전자 부위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일본 학계 일부도 이 논문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한국 학계는 수원청개구리가 '독립종'이라는 태도를 유지했다. 2020년에는 익산 등 남부 지방 개체들이 실제로는 또 다른 종인 '노랑배청개구리'로 분리되며 수원청개구리의 독립적 지위는 오히려 더 강화됐다. 수원시의 공식 마스코트 '수원이'도 수원청개구리를 본떠 만들어졌다.

수원청개구리는 오직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다. 지금 보호하지 않으면 조만간 논과 함께 사라질 수도 있다. 이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돼 있지만, 법적 보호만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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