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토트넘홋스퍼가 14년 만에 웨스트햄유나이티드 선수를 직접 영입한다.
10일(한국시간) 현지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이 웨스트햄의 모하메드 쿠두스 영입 합의에 이르렀다. 총 이적료는 5,500만 파운드(약 1,028억 원)이며, 6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쿠두스가 토트넘으로 향한다면 2011년 스콧 파커 이후 14년 만에 웨스트햄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하는 선수가 된다. 토트넘과 웨스트햄은 각각 아스널과 밀월을 최대 라이벌로 여기지만, 둘 사이의 관계도 상당히 좋지 않다. 강성으로 유명한 웨스트햄 서포터즈와 토트넘의 유대인 서포터즈 사이의 갈등으로 시작해 21세기 들어서는 서로를 앙숙으로 생각하며 팬들끼리 충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웨스트햄이 토트넘을 싫어하는 경향성이 더 강한데, 그런 만큼 웨스트햄 선수가 토트넘으로 향하는 건 웨스트햄 팬들에게 굴욕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2011년 파커의 경우 웨스트햄이 강등됐다는 참작 사유라도 있었는데 쿠두스는 본인이 토트넘 이적만을 원했기에 웨스트햄 팬들에게는 더욱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쿠두스 영입을 무르거나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라이벌 팀의 중요 선수를 빼온 것이기에 만족감도 있을 것이다. 물론 쿠두스와 악연이 있기는 하다. 쿠두스는 2024-2025시즌 리그에서 토트넘을 만나 후반 42분 미키 판더펜과 파페 마타르 사르 등을 가격하며 퇴장당했다. 당시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쿠두스에게 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쿠두스를 영입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쿠두스가 토트넘에 부족했던 공 운반 능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쿠두스는 뛰어난 신체능력과 기본기를 바탕으로 상대를 뚫어내는 드리블을 즐기며, 결정력도 나쁘지는 않다. 2024-2025시즌에는 리그에서 드리블 시도 대비 성공률 48.42%로 전체 2위에 올랐다. 다만 자신이 활약할 수 있는 위치가 오른쪽 윙어 혹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정도로 한정적이다.
쿠두스가 토트넘에 합류한다면 오른쪽 윙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해당 위치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세프스키, 윌송 오도베르, 마이키 무어 등이 있다. 우선 존슨의 경우 쿠두스와 결이 다른 선수다. 빠른 발을 가졌다는 점은 같지만 쿠두스처럼 드리블이 뛰어난 유형이라기보다는 좋은 위치 선정과 순간 침투로 득점에 집중할 때 빛나는 유형이다.
쿨루세프스키의 경우 쿠두스처럼 공 소유와 운반이 가능하다. 쿠두스처럼 스피드가 좋지 않은 대신 체격을 극도로 활용하는 신묘한 드리블로 상대를 뚫어낼 수 있는 유형이다. 지난 시즌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며 장점이 살고 단점이 가려지는 경험으로 팀 핵심에 올라선 만큼 쿠두스가 온다면 아예 중앙 미드필더 내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
오도베르나 무어는 아직 쿠두스에 비해 보여준 게 많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팀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드리블과 공 운반을 할 수 있지만 쿠두스만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아니다.
토트넘이 쿠두스를 영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오른쪽에 크랙 유형의 선수를 배치해 공격 패턴을 다양화하고 왼쪽 공격과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다. 토트넘에 쿠두스만큼 파괴적인 공 운반이 가능한 선수가 없다는 점도 쿠두스를 원했던 이유다. 또한 측면을 위시한 속공과 강한 전방압박을 중시하는 토마스 프랑크 감독의 전술 스타일에도 걸맞은 선수다.
사진= 웨스트햄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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