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4조달러 첫 돌파···AI 수요 폭증에 세계 기업 역사 새로 써

엔디비아의 역사. [엔디비아 홈페이지]

[직썰 / 곽한빈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9일(현지시간) 장중 기준으로 시가총액 4조달러(약 5502조원)를 돌파하며 세계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해당 고지에 올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2.5% 오른 164.42달러를 기록, 시총 4조달러를 넘어섰다. 종가는 상승폭이 다소 줄어든 1.8% 오른 162.88달러였으며, 이에 따라 시총은 3조9720억달러로 마감됐다.

이번 시총 4조달러 돌파는 2022년 1월 애플의 장중 3조달러 돌파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이뤄진 새로운 기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2월 2조달러를 넘긴 데 이어 같은해 6월 3조달러 시대를 열었고, 이후 불과 1년 만에 4조달러 선까지 진입했다.

이는 현재 국내 시총 1위 기업 삼성전자(약 2900억 달러)를 13개 합친 규모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올해 각국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영국(3조8391억달러)을 넘어 일본(4조1864억달러)에 근접한 수치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엔비디아의 주가를 밀어 올린 핵심 동력으로 분석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구글 등 주요 고객사들은 향후 회계연도에 총 3500억 달러의 자본지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00억 달러 늘어난 수치다.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20% 이상 상승했으며, 2023년 초 대비로는 10배 이상 급등했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내 엔비디아의 비중은 7.5%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추가 상승 여력을 높게 보고 있다. 마호니 자산운용 켄 마호니 대표는 “현재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은 최근 10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매출 성장률을 감안하면 주가가 과도하게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