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냉장고 속 과일 상태가 심상치 않다. 꺼내보면 표면이 축축하고 눌린 자국이 생겨 있다. 분명 멀쩡했던 복숭아, 자두, 체리가 며칠 만에 물러지고 곰팡이가 핀다. 문제는 냉장고 속 습기다. 온도는 낮지만, 내부에 머문 수분이 과일을 빠르게 상하게 만든다. 이럴 땐 종이컵 하나만 있으면 된다.
냉장고 문을 열고 닫는 횟수가 많아지는 여름에는 내부 온도 변화가 크다. 특히 수박이나 참외처럼 통째로 넣어둔 과일이 많을수록 냉장고 속 습기는 더 빠르게 차오른다. 처음엔 겉이 차갑고 단단했던 과일이 몇 시간 만에 눅눅해지고, 꺼냈을 때 물기가 맺힌다.
습기 잡는 ‘종이컵’ 한 개의 역할
종이컵은 표면이 얇고 공기 중 습기를 흡수하면서 냉장고 안에 쌓이는 수분을 줄여준다. 종이컵을 냉장고 안 칸막이 사이에 하나 놓아두면 과일 표면에 맺히는 물방울이 현저히 줄어든다. 물기가 없으면 곰팡이도 생기지 않는다. 특히 복숭아나 자두처럼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은 과일일수록 습도에 민감하다.
신문지나 키친타월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종이컵이 구조상 습기 제거에 더 안정적이다. 칸마다 하나씩 넣어두면 과일이 눅눅해지지 않고, 본래의 아삭한 식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과일뿐 아니라 채소류에도 효과가 있다. 부추, 상추, 깻잎처럼 금세 물러지는 식재료에도 좋다.
사용법 간단, 교체는 일주일에 한 번
종이컵은 별도 가공 없이 그대로 넣으면 된다. 입구를 위로 향하게 두고, 냉장고 문 쪽이나 채소 칸 위쪽에 두는 것이 좋다. 냉기 순환이 잘 되는 자리에 놓으면 더 효과적이다. 다만 냉장고 특성상 습기가 계속 생성되기 때문에 종이컵은 일주일에 한 번씩 갈아줘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종이컵 자체가 눅눅해지기 때문이다.
과일이 닿는 바닥에 종이컵을 눕혀 놓는 것도 방법이다. 작은 과일 상자 안에 컵을 눕혀 넣어두면 그 안에서 습기 조절이 된다. 마트에서 산 포장 상태 그대로 두기보다 과일은 꺼내서 키친타월이나 종이컵과 함께 보관하는 방식이 훨씬 오래 간다. 종이컵을 활용할 때는 향이 첨가되지 않은 일반 컵을 사용하는 게 좋고, 컵 바닥에 구멍이 뚫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종이컵 외에 활용할 수 있는 생활 소재들
종이컵 외에도 천연 습기 제거제로 쓸 수 있는 재료는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숯 조각은 흡습력과 냄새 제거 효과가 뛰어나 채소 칸에 넣기 좋다. 녹차티백을 말린 것도 냄새와 습기를 동시에 잡는다. 다만 이들은 교체 주기가 짧고, 직접 음식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외에도 사용하지 않는 커피 가루, 키친타월에 싼 신문지도 쓸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따로 준비하거나 포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반면 종이컵은 별도 준비 없이 넣고 버리기 간편한 점도 장점이다. 하루에 수십 번 여닫는 냉장고 문, 그 안의 온습도 균형을 잡기 위해선 최소한의 소품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주의할 점과 실내 활용 팁
종이컵은 젖은 채 장시간 방치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반드시 주 1회 이상 확인하고 교체해야 한다. 또, 컵 안에 베이킹소다를 1스푼 정도 담아 넣으면 냄새 제거 효과도 동시에 볼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활성탄이나 소금을 담아두는 것도 냄새 중화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엔 냉장고뿐 아니라 신발장, 욕실 찬장, 현관 구석 등 습기 많은 곳에 종이컵을 활용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 물컵 대신 종이컵을 두면 물 고임도 없고, 청소도 간편해진다. 장마철 빨랫감 근처에 몇 개 배치해 두면 실내 습도를 분산시킬 수도 있다. 천장에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욕실 구석에도 종이컵을 놓아 습기 정리 도구로 써볼 수 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