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장 전반에 '관망' 분위기가 짙게 깔린 가운데, 중저가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수요가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10억~12억 원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면서 대출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지역과 상품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마지막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아파트값 상승폭이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6월 28일부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가격 오름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나머지 8개 구에서는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돼 이목을 끌었다. 특히 12억 원 미만 구축 단지가 몰린 양천구와 영등포구는 각각 0.66%, 0.60%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크게 늘어났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주택 구매자의 절반가량이 대출에 의존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주담대가 6억 원으로 제한되더라도 10억~12억 원대 아파트는 매입이 가능하다"라며 "고가 아파트를 노리던 수요가 중저가대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주담대 규제를 비껴간 주거용 오피스텔도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법적으로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특히 내부 구조나 실거주 기능이 아파트와 유사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사실상 아파트와 다름없으므로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한 편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오피스텔 시장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며 지난 5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년 동기 대비 0.07% 상승했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수익률도 계속해서 '상승 곡선'
도심권과 서북권의 경우 각각 0.48%, 0.62%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면적별로는 전용 60㎡ 초과~85㎡ 이하 구간의 상승폭이 0.0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1월 4.90%에서 매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에 투자 측면에서도 유리한 편이다.
몇 년 전 한국 사회에 큰 문제가 됐던 전세사기로 인해 세입자들이 월세를 더 선호하면서 오히려 오피스텔의 월세 수익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내 업무지구 인근 신축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가 높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까지 더해지며 수익률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빌라(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 부동산 시장의 경우 오피스텔과 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90%에서 80%로 축소되고 전세 퇴거자금 대출 한도도 1억 원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매수 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윤 위원은 "빌라 시장은 이주비 대출도 어렵고 재개발을 통한 수익 기대도 당분간 약화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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