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우리 사회 지나치게 분열·대립…종교계 역할이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에 참석한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주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9일 불교와 기독교 등 7대 종교 지도자를 만나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분열됐고 갈등이 격화된 만큼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불교·기독교·천주교 등 7개 종교 지도자와 만나 80분 가량 오찬을 겸해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취임한 지 한 달 남짓 됐는데 선거 과정에서 걱정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분열적이고 대립적이고, 갈등이 많이 격화돼 있어서 참 걱정"이라며 "조금씩 봉합되는 모양새가 보이기도 하는데 정치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종교 지도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라는 게 기본적으로 사랑과 존중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각별한 관심으로 우리 사회가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고 손잡고 함께 사는 합리적이고 포용적인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종교 지도자들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을 맡은 진우스님은 "사랑과 자비로 잘 보듬어 국민들을 평안하게 해야 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저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 싶다"며 "대통령과 함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국민과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큰 역량을 발휘해 주실 것으로 희망하고, 기대한다"며 "저희 종교인들도 대통령과 함께 국가, 국민을 위해 지금보다 더 평안하고,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각 종교단의 종단의 숙원 사업과 새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바람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이에 진우 스님은 이 대통령에게 "참모들은 코피가 난다는데 대통령은 귀에서 피가 나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종교계의 기본 역할인 용서, 화해, 포용, 개방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스며들 수 있게 종교계의 역할과 몫이 늘어나길 기대한다"며 "종교계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어른 역할을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종교 지도자들과 오찬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찬 음식으로는 종교계의 생명 존중과 자비, 비폭력의 가치를 담아 오이수삼 냉채와 흑임자 두부선, 마 구이 등 채식 위주의 한식이 마련됐다. 후식으로는 풍요와 평화, 안식, 종교적 깨달음을 상징하는 무화과가 제공됐다.

오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태고종 총무원장,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서울대교구장 대주교, 원불교 교정원장, 성균관장, 천도교 교령,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의장 등 11명의 종교계 주요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전성환 경청통합수석, 문진영 사회수석, 강유정 대변인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김도형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이 함께 자리했다. 

오찬을 마친 후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찬을 겸한 간담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고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종교계의 역할과 교육, 인권 평화, 민주시민 양성, 기후 위기, 지방 균형 발전, 약자 보호, 의정 갈등 해소 등 폭넓은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갔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일제 강점기와 민주화 등 험난한 고비마다 국민들을 지켜온 종교의 역할이 언급됐고 또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국 사회는 전 세계의 자랑이 될 만하다 평가도 오갔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종교의 기본 역할인 용서, 화해, 포용, 개방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스며들 수 있게 종교계의 역할과 몫이 늘어나길 기대한다면서 종교계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어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