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양자기술이 인공지능(AI), 정보보안, 바이오,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민대학교(총장 정승렬)가 9일 국민대 본부관 학술회의장에서 ‘양자캠퍼스 선포식’을 열고 국내 대학 최초로 양자기술의 연구·교육·사업화를 연결하는 플랫폼 캠퍼스로의 출발을 알렸다.
양자기술은 기존 컴퓨팅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복잡하고 방대한 문제 해결에 강점을 지닌 기술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국민대는 이날 선포식을 통해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정보보안,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미래자동차 등 첨단 분야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양자기술의 연구-교육-사업화를 연결하는 플랫폼 캠퍼스로 도약할 방침이다.
이번 행사는 정부, 산업계, 학계가 협력하는 양자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민대를 그 중심에 세우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이에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형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 등 정치권 인사와 IBM, IQM, AWS, 오리엔텀 등 국내외 양자 선도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양자기술 허브로 도약하려는 국민대의 청사진에 힘을 보탰다.
정승렬 총장은 “양자기술은 향후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중대한 기술”이라며 “정부·학계·산업계와 함께 협력해 국민대를 글로벌 양자캠퍼스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장은 “국민대는 언제나 도전을 멈추지 않는 대학이다. 도전하는 국민을 길러내는 교육 기관으로서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대학이 되고자 한다”며 “우리가 선포하는 이 캠퍼스가 미래 기술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더 나아가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는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국민대는 우리나라의 국방, 공공 및 국민의 정보 보안을 지키기 위해 양자 암호 모듈, 양자 암호 통신, 양자 내성 암호를 모두 융합하는 보안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술적 성취는 글로벌 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제 국민대는 국내 최초 양자 캠퍼스라는 상징성과 함께 정부와 산업계, 연구 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양자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중심축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여러분의 도전과 혁신은 곧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며 “양자 캠퍼스가 세계로 나아가는 문을 열고 국민대가 그 문을 여는 중심에 서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박준석 차세대통신사업단장(전자공학부 교수)이 ‘Quantum-Ready University’를 선언하며 국민대 양자캠퍼스의 비전을 발표했다. 핵심 과제는 양자기술 기반 교육 인프라 구축, 융합교육 체계 수립, 슈퍼컴퓨팅 인프라 도입 등이다.
이에 따라 국민대는 양자기술 기반 인프라를 양자역학,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보안, 양자센서 등 기초 기술을 기반으로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결합해 구축할 전망이다.
IBM, AWS와 협력한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팅 실습 플랫폼 운영 계획도 제시됐다. 이를 통해 연간 1000명 이상의 실습 이수자를 배출하고, 국내 대학 최초로 QPU-GPU 결합형 양자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도입해 신약 개발, 물류 최적화, AI 학습 등 대규모 연구를 지원하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국민대는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반도체, 바이오, 경영, 디자인 등 주요 전공과 양자기술을 융합한 ‘양자융합학부’도 신설한다. 실무 중심의 융합형 양자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춰 △양자시스템 △양자통신보안 △디자인융합 △경영융합 △바이오융합 △AI·콘텐츠융합 등으로 세분화된 전공을 2026학년도 1학기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2027년까지 양자융합전공을 더욱 확대하고, 수도권의 대표 양자 허브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양자시대의 마이크로소프트, 양자 시대의 구글이 한국에서 태어날 수 있도록 대학부터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대가 지향하는 양자 인재상으로는 △불확실성과 확률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양자역학적 사고 △인문, 과학, 공학이 결합된 이중성 기반 융합역량 △여러 위치에 동시에 존재하듯 다양하게 오가며 학습하는 초위치 학습 민첩성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능동적으로 상황을 변화시키는 리더십 등을 꼽았다. 이를 기반으로 양질의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양자기술 시대를 선도하려면 그에 걸맞은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민대가 그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박 교수의 발표 이후에는 국민대가 보유한 양자보안 기술을 시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국민대는 자체 보유한 양자보안 기반 다수 특허 기술과 양자센서 기반 양자보안 서비스 상용화 기술을 융합하는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 한 바 있다.
이옥연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개발을 통해 국민대가 양자암호모듈(QRNG 포함), 양자암호통신장비(QKD 포함), 양자내성암호(PQC, Post Quantum Cryptography) 등의 3대 양자보안 기술을 모두 보유한 국내외에서 유일한 기관으로서 해당 기술의 상용화를 통해 양자 캠퍼스를 구축한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표창희 IBM 퀀텀 상무(아태지역사업본부장)의 ‘양자컴퓨터의 현재기술과 향후 5년 전망’ △방승현 한국양자산업협회장(오리엔텀 대표이사)의 ‘글로벌 양자생태계 현황과 산업현황’ △크리스틴 레자이(Kristine Rezai) IQM 앰배서더의 ‘핀란드 양자 클러스터 및 IQM 비전’ △조상만 AWS HPC&양자컴퓨팅 솔루션즈 아키텍트의 ‘AWS 클라우드 기반 양자 컴퓨팅 서비스, Amazon Braket’ △이옥연 국민대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의 ‘양자기술의 미래와 국민대학교의 역량소개’ 등 국내외 전문가 초청 강연 등이 함께 진행됐다.
국민대 관계자는 “양자캠퍼스 구축을 통해 보안 기술과 더불어 양자컴퓨팅 실증 인프라를 갖춘 플랫폼을 완성하고 국내외에 확산할 계획”이라며 “양자 관련 특화 교육과정 개설, 글로벌 산학 프로젝트, 캠퍼스 내 실증 연구 공간 확충 등을 통해 이를 점진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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