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엘링 홀란, 킬리안 음바페와 더불어 잠시나마 3대 유망주로 꼽혔던 공격수가 지금은 방출 대상으로 전락했다. 두샨 블라호비치가 처한 현실이다.
‘잔루카 디마르초’를 비롯한 이탈리아 매체들은 유벤투스가 블라호비치의 연봉을 감당하기 힘들어 계약해지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가운데, 너무 많은 지출을 감당하지 못한 유벤투스는 연봉삭감 협상을 했다. 선수 측이 거부하자 계약기간을 늘려 재계약하는 대신 연봉을 좀 깎자는 타협안을 내놓았다. 모두 거절당한 뒤 유벤투스가 꺼낸 카드는 계약해지와 방출이다. 다가올 1년치 연봉 중 상당 부분을 지불하면서 동시에 자유계약 대상자(FA)로 풀어줄 테니 새 팀을 찾아 나서라는 것이다.
선수가 순순히 연봉 삭감을 받아들일 리 없다. ‘가체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블라호비치는 현재 계약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유벤투스 측이 ‘계약해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군 강등’과 같은 협박성 초강수를 꺼내든다면, 블라호비치는 순순히 전력 외 취급을 받으며 고액연봉을 수령할 거라는 보도도 나왔다.
블라호비치는 지난 2024-2025시즌 세리에A 전체 최고 연봉 선수로 알려졌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테르밀란), 파울로 디발라(AS로마) 등을 앞질렀다. 게다가 유벤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연봉이 더욱 오르는 식으로 계약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력은 떨어졌기 때문에 ‘가성비’는 더 큰 폭으로 추락했다는 뜻이다. 새 시즌에는 세후 1,200만 유로(약 193억 원)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세리에A를 통틀어 독보적인 연봉이다.
지난 시즌 블라호비치의 경기력을 생각하면 리그 최고 연봉을 도저히 줄 수가 없다. 블라호비치는 유벤투스 주전 공격수로 뛰며 세리에A 10골 5도움을 기록했다. 수치만 보면 엘리트 스트라이커의 최소 조건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낸 듯 보이지만, 사실 페널티킥 득점이 4골이나 됐다. 결국 필드골은 단 6골이었다. 이난 2023-2024시즌의 10골보다 크게 추락한 것이다.
블라호비치가 처음부터 기대 이하였던 건 아니다. 유벤투스가 영입하면서 점차 상승하는 고액 연봉을 안길 만한 기대주였다. 특히 2021년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피오렌티나에서 2020-2021시즌 후반기에 17골, 2021-2022시즌 전반기에 16골을 넣으면서 1년 동안 정규리그만 33골을 쏟아부었다. 이는 세리에A 연간 최다득점 타이 기록이었다. 당시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소속이었던 엘링 홀란이 부상에 신음하던 시기라 블라호비치가 세계 2위 스트라이커였다. 맨체스터시티 등 수많은 명문구단 이적설도 났다.
엄청난 활약상을 본 유벤투스가 2021-2022시즌 도중 영입하면서 지금의 그 파격적인 계약까지 안겨줬다. 그런데 유벤투스에서는 영 과거의 위력을 재현하지 못했다. 2021-2022시즌 후반기에 리그 7골에 그쳤다. 이후 3시즌 동안 각각 10골, 16골, 10골을 득점했다. 겨우 ‘나쁘지 않은 공격수’ 수준이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운동능력이 저하된 원인으로 스포츠 탈장이 지목되기도 한다. 스포츠 탈장은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부상이다.
이미 유벤투스는 블라호비치를 대신할 새 스트라이커로 조나단 데이비드를 영입해 둔 상태다. 랑달 콜로무아니가 블라호비치 대신 잘 해주고 있어 데이비드가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뛴다면 원톱 자리에 블라호비치가 없어도 된다. 최근 참가한 클럽 월드컵의 경우 유벤투스가 4경기를 치렀는데 콜로무아니가 2골 1도움을 기록했고, 블라호비치는 2골을 넣긴 했으나 이번에도 둘 중 하나는 페널티킥이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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