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매출 기준 공동 1위에 올랐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을 앞세운 SK하이닉스의 추격이 30년 간 지켜온 삼성전자의 메모리 시장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155억달러(약 21조원)의 메모리 매출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전 분기 D램 점유율 1위에 오른 데 이어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전분기에는 삼성전자가 131억달러, SK하이닉스가 118억달러로 격차가 있었지만 HBM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려 온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바짝 따라붙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전 분기 D램 점유율 1위에 오른데 이어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됐다.
SK하이닉스의 이러한 성과는 HBM3E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전략의 결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1분기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이후 HBM3E 12단 제품의 조기 양산 및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선점하며 빠르게 수익성을 회복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이익 감소를 인정하며 “AI 칩 중심의 첨단 반도체 수요는 증가했지만, 재고 충당금과 대중국 수출 규제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K하이닉스는 탄탄한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해 1분기 HBM3E(5세대) 세계 최초 양산과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며 "올해 2분기에 들어서는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과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판매량이 2배 증가하며 (경쟁사들과) 점유율 격차를 2배 이상 벌릴 전망"이라며 "마이크론도 인증은 받았으나 수율이 좋지 못한 반면 SK하이닉스는 60% 중후반의 안정된 수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말부터 SK하이닉스는 HBM4를 독점 공급할 예정이고 내년 엔비디아 HBM4 공급망에서도 SK하이닉스가 70% 이상을 점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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