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확정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예상치 못한 고민에 빠졌다.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28)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루이스 리베라토(30)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경쟁에 불을 지핀 까닭이다.
플로리얼은 시즌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된 활약을 보였다. 그러던 중 지난달 1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투구에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맞아 골절상을 입고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그는 출산을 앞둔 아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한화는 급히 리베라토를 6주 단기 계약으로 영입했다.
리베라토는 지난달 22일 키움 히어로즈와 데뷔전(10-4 승)부터 3안타를 기록했다. 13경기 중 9경기에서 2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냈다. 이 기간 타율 0.418(55타수 23안타) 2홈런 11타점 11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076으로 맹활약했다. 장타력(장타율 0.618)과 결정력(득점권 타율 0.643) 등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고, 결승타 2개로 결승타 3개인 플로리얼과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3일 NC 다이노스전(7-7 무)에서는 4안타 1볼넷 5출루를, 6일 키움전(10-1 승)에서는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8일 KIA전(14-8 승)에서도 5타수 2안타 1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반면 플로리얼은 부상 전까지 65경기에서 타율 0.271, 8홈런 29타점 OPS 0.783으로 비교적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0.222로 저조했다. 다만 도루 13개로 기동력은 확실히 앞선다. 수비 역시 중견수로서 넓은 커버 범위와 안정감을 인정받고 있다.
한화의 결정 시한은 25일 리베라토의 계약 종료일이다. 오는 18일까지 계약 연장 의사를 통보하면 올 시즌 타 구단 이적을 제한하는 '보류권'을 확보할 수 있다. 한화는 이번 주 내로 리베라토 측에 계약 연장 의사를 통지할 계획이다. 이는 정식 계약이 아닌 우선 협상권 확보 차원이다. 한화가 리베라토와 정식 계약을 택한다면 플로리얼이 웨이버 공시된다. 일주일 내로 원하는 팀이 나오면 이적하고, 없으면 남은 시즌 KBO리그에서 뛸 수 없다. 김경문(67) 한화 감독은 “고민이 많다. 전반기 마지막 KIA전(8~10일)까지 보고 코치진과 논의해 결정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도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29)를 일시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가 정식 계약으로 전환했다. 와이스는 올 시즌 전반기 10승을 올리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플로리얼은 8일 귀국해 11~12일 대전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참석할 예정이다. 팬 투표로 나눔 외야수 부문 1위에 오른 그는 경기에 나서진 않지만 팬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장을 찾는다. 이후 서산으로 이동해 복귀를 위한 담금질에 돌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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