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직접 부딪히고 배워야”… 멜린다 게이츠, 딸 스타트업에 투자 거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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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직접 부딪히고 배워야”… 멜린다 게이츠, 딸 스타트업에 투자 거절한 이유

스타트업엔 2025-07-09 15:12: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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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 게이츠가 설립한 스타트업 ‘피아(Phia)’ 로고
피비 게이츠가 설립한 스타트업 ‘피아(Phia)’ 로고

세계적인 자선가이자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의 전 부인으로 잘 알려진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60)가 최근 딸의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수십조 원대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이자 여성 권익 향상을 위해 힘써온 인물이 ‘가족 기업’조차 지원을 거절한 배경에는, 자녀가 스스로 세상의 높은 장벽을 넘어보길 바라는 진심이 깔려 있었다.

멜린다 게이츠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Power of Women's Sports Summit’ 무대에 테니스 전설 빌리 진 킹과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올해 사업을 시작한 딸이 있다. 그 딸은 내 인맥이나 도움 덕분이 아니라 스스로 투자를 받았다. 나 역시 투자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그녀는 이어 “여성이 자금을 유치하는 건 매우, 매우 어렵다. 그래서 더욱더 용기를 내서 시장에서 버텨야 한다”고 강조했다.

멜린다 게이츠가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그녀가 막내딸 피비 게이츠(22)를 두고 한 발언으로 보고 있다.

피비 게이츠는 2024년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 동문 소피아 키아니와 함께 ‘피아(Phia)’라는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피아는 전 세계 4만 개 이상의 웹사이트에서 디지털 패션 아이템의 가격을 한데 모아 비교·추천해 주는 플랫폼이다.

피비 게이츠는 이미 벤처캐피털과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50만 달러(약 6억7천만 원)가 넘는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부모의 재산을 빌리지 않고도 이뤄낸 성과다.

멜린다 게이츠는 딸이 직접 시장의 냉혹함을 경험하길 원했다. 그녀는 “만약 이 사업이 진짜 회사라면, 외부 투자자들이 기꺼이 돈을 댈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딸은 거절을 배워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방관’이 아닌, 딸이 진짜 기업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방식이었다.

피비 게이츠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올해 초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족의 돈으로 운영되는 회사가 되고 싶지 않다. 진짜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게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분명 큰 특권을 가진 가정 출신이지만, 우리 제품 자체가 스스로 경쟁력 있게 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게이츠 가족은 오래전부터 ‘자녀 스스로 길을 찾게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빌 게이츠는 과거 “세 자녀에게는 각자 재산의 1% 미만만 물려주겠다”고 공개한 바 있다. 큰딸 제니퍼(30), 둘째 아들 로리(25), 막내 피비(22) 모두 부모의 도움을 최소화하며 각자의 길을 개척 중이다.

빌 게이츠 역시 올해 4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사실 막내딸이 창업할 때 금전적 도움을 요청할 줄 알았다. 도와주고 싶기도 했다”면서도 “만약 투자했다면 경영 간섭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지나치게 친절하게 조언하려고 했을 거고, 딸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모은 덕분에, 서로 편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피비 게이츠가 대학을 중퇴하진 않았다는 사실이다. 빌 게이츠 본인은 하버드를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지만, 피비는 끝까지 학업을 마쳤다. 이 또한 ‘가족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찾은 선택이었다.

세계적 자산가 멜린다 게이츠가 딸에게 해준 가장 큰 지원은 어쩌면 ‘투자’가 아닌 ‘기회를 스스로 잡게 한 것’일지 모른다.

여성이 창업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멜린다 게이츠.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을 보호막 안에 두는 대신, 시장의 냉정함을 경험하게 한 결단은 ‘진짜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피비 게이츠는 부모의 도움 없이도 투자금을 모으고,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멜린다 게이츠의 말처럼, 진짜 회사를 만드는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만큼 값지다.

그리고 바로 그 과정을 통해, 딸은 단단한 창업가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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