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이 되면 텃밭이 바빠진다. 감자와 마늘, 양파를 수확하고 자리를 비우면서 무언가를 다시 심을 시기를 맞는다. 이맘때 텃밭 농부들은 열무를 떠올린다. 열무김치, 열무비빔밥, 열무국수 등 여름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채소다. 하지만 여름 열무는 쉽지 않다. 열무는 시원한 날씨를 좋아하고 수분이 많아야 자란다. 뙤약볕 아래 열무를 잘 키우려면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봄보다 까다로운 7월 열무 재배
봄에는 열무를 심기만 하면 어느 밭에서든 잘 자란다. 기온이 낮고 비가 자주 와서 땅속 수분이 충분하다. 그러나 5월 말이 지나고 6월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기온은 오르고 비는 뜸해지면서 땅이 쉽게 마른다. 이때는 열무가 거칠고 억세게 자라 맛이 없다. 병충해도 심해진다. 그래서 많은 텃밭 농부들이 여름철 열무는 포기하고 마트에서 사 먹는다. 실제로 여름 열무는 대부분 하우스에서 재배된다. 하지만 하우스 없이도 텃밭에서 열무를 키우는 방법이 있다.
기온이 올라가는 초여름, 열무를 심기 좋은 자리는 밭고랑이다. 밭고랑은 두둑 사이 물이 빠지는 낮은 자리다. 이곳은 수분이 오래 남기 때문에 여름 열무 재배에 적합하다. 고추나 토마토처럼 봄에 심고 천천히 자라는 작물들은 6월 중순까지도 키가 작아 햇빛을 충분히 통과시킨다. 이 시기를 이용해 밭고랑에 열무를 심으면 햇볕은 적당히 가려지고 수분도 유지돼 열무가 부드럽게 자란다. 작물은 햇빛을 확보하기 위해 옆 작물과 경쟁하며 자라는데, 이 경쟁이 오히려 성장을 빠르게 돕는다. 고추가 어느 정도 자라 그늘이 생기면 열무는 더욱 부드럽고 연하게 자란다.
열무는 한 번에 다 심기보다 시차를 두고 두세 번 나눠 심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수확 시기가 분산돼 오래 먹을 수 있다. 하지만 6월 하순이 지나면 두둑 위 작물이 무성해져 밭고랑까지 가릴 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열무를 심기 어렵다.
7~8월엔 수확 후 빈 자리를 노린다
7~8월이 되면 봄 작물인 감자, 마늘, 양파의 수확이 끝나고 밭이 비게 된다. 김장배추를 심으려면 두 달 정도 밭을 비워야 하므로, 이 시기엔 열무나 상추처럼 생육기간이 짧은 작물을 심기에 알맞다. 다만 문제는 한 가지다. 78월의 햇볕은 너무 뜨겁다는 점이다. 열무는 더운 날씨를 싫어하기 때문에 반드시 ‘차광막’을 설치해야 한다. 햇빛을 적당히 차단해 수분 증발을 막고 잎 손상을 줄여야 한다.
먼저 수확한 자리의 흙에 거름을 충분히 준다. 일반 퇴비와 복합비료를 써도 되고, 직접 만든 퇴비를 활용해도 된다. 파종 시 토양의 수분 상태가 중요한데, 지나치게 마르면 발아가 어렵다. 비가 온 직후가 가장 좋으며, 그렇지 않다면 하루 전 물을 흠뻑 준 뒤 다음 날 파종해야 한다. 흙은 부드럽게 부숴주고, 씨앗은 줄뿌림 방식으로 20cm 간격 골을 판 뒤 심는다. 너무 촘촘히 뿌리면 솎는 작업이 힘들고 자람도 나빠진다. 흙은 1cm 이내로 얇게 덮고 바로 차광막을 설치한다. 강한 햇살에 수분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설치 후 차광막 위로 물을 듬뿍 주면, 수분이 오래 유지돼 2~3일 내에 싹이 튼다.
차광막 설치와 이후 관리
싹이 손에 잡힐 정도로 자라면 솎아줘야 한다. 빠를수록 좋다. 어느 정도 키가 자랐을 때는 차광막이 잎을 누르지 않도록 지주를 세워 고정한다. 상추도 같은 방식으로 키울 수 있다. 햇빛을 피하고 급격한 수분 손실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열무는 생육기간이 짧기 때문에 웃거름은 생략해도 된다. 대신 초기에 거름을 넉넉히 줘야 한다. 약하게 자란 열무는 해충 피해를 입기 쉽다. 벼룩잎벌레, 진딧물, 파밤나방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농부는 부직포나 해충망을 씌우기도 한다. 하지만 열무가 튼튼하게 자라면 웬만한 해충은 스스로 견뎌낸다.
여름 열무 수확 시기
봄 열무는 약 40일이 걸리지만, 여름 열무는 30일 정도면 충분하다. 파종과 관리가 잘 이루어지면 7월 한여름에도 텃밭에서 열무를 직접 수확해 식탁에 올릴 수 있다. 고온기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 유지와 햇빛 조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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