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기지 연결 등 교사와 학생들이 전남형 미래수업 구현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수업 참관…"수업 대전환 핵심"
(화순=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안녕하세요 여기는 남극입니다."
화면 너머, 장보고과학기지에서 전해온 첫인사에, 초등학교 교실 안 학생 15명의 눈빛이 반짝였다.
9일 전남 화순오성초등학교 6학년 1반 '2030 미네르바 교실'에서는 남극 장보고기지와 함께하는 공동수업이 펼쳐졌다.
이번 수업은 올해 전남 도내 134교에 조성 중인 '2030 교실'의 첫 공식 수업으로, 전남교육이 지향하는 미래 수업의 방향을 보여줬다.
기기와 네트워크로 언제 어디서나 수업이 가능한 공간 제약 없는 교실을 구현해 다양한 미래형 수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담임인 백혁 교사의 주관한 이날 '2030 미네르바 교실'은 '남극이 보내온 편지: 지구의 미래를 지키는 약속'을 주제로, 학생들이 환경(E)·사회적 참여(S)·자치(G) 세 가지 영역에 따라 직접 기획하고 실천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남극 장보고기지 김준겸 대원은 실시간 온라인으로 연결된 화면에서 "지구온난화에 따라 남극의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펭귄들도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학생들은 남극에서 벌어지는 생태계의 변화와 연일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폭염이 같은 원인에서 비롯한 것임을 체감하면서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도 되새겼다.
학생들은 새들이 찾아오지 않는 학교 환경에 주목해 인공새집을 설치하고 생태 변화를 관찰한 탐구 과정을 발표하며, 남극 대원에게 과학적 조언을 요청하기도 했다.
학생 홍아인(12)양은 "남극에 계신 기후 전문가의 얘기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집중이 잘됐다"며 "수업받는다기보다는 선생님과 직접 수업을 만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수업과 함께 기후위기의 불평등 문제를 다룬 '정크아트 전시회'와 '학교 온실가스 총량제' 법안 소개도 눈길을 끌었다.
남극의 온실가스 농도 변화와 그 영향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학생들은 폐자재를 활용해 만든 작품과 스스로 기획한 환경캠페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관리·실천하는 내용의 법안도 선보였다.
수업 막바지에는 학생 세 명이 환경·사회·자치를 대표해 실천 선언문을 낭독하고 지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약속과 정책 제안서를 김대중 교육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전남교육청은 이 같은 2030 교실 조성을 위해 올해 유아 51실·초등 43실·중등 40실 등 총 134개 교실에 미래형 수업 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수업을 참관한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은 "2030교실은 전남 수업 대전환의 핵심 사업으로, 학생과 교사가 상상하고 희망하는 수업을 실현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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