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210원과 1만440원 사이에서 10일 결정된다.
지난 8일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1만30원보다 8.7% 오른 1만900원을, 경영계는 1.5% 오른 1만180원을 주장했다.
양측의 격차는 최초 1470원에서 720원까지 줄었지만 더이상 좁혀지지 않자 공익위원들은 심의촉진구간을 1만210원에서 1만440원 사이로 제시했다.
만일 이 구간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된다면 올해 최저임금 대비 1.8~4.1% 인상으로 역대 정부 첫 최저임금 인상률 중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노사 간극 720원에서 요지부동…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제시
노동계 '반발' "노동존중 외치는 새 정부 수준에 분노"
최저임금위원회는 8일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제10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노사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더 이상의 양보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총괄전무는 "노동계 수정안대로 최저임금이 990원 인상되면 사업주는 1인당 연 300만 원가량의 추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이같은 급격한 부담 증가는 수많은 영세 소상공인을 인력 감축이나 폐업이라는 어려운 선택의 기로로 내몰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노동자위원 모두는 이날이 마지막 심의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난해와 같은 저율의 인상만큼은 반드시 막겠다는 각오"라면서 "노동자위원의 6차 수정안인 1만 1020원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생계를 고려한 적정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노사는 8차 수정안까지 제시하며 간격을 720원까지 좁혔으나 더 이상 진전이 없자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구간'으로 1만210원(1.8% 인상)∼1만440원(4.1% 인상) 사이를 제시했다.
공익위원들은 하한선의 근거로 '2025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1.8%'를 제시했다. 즉, 물가상승률 만큼은 최저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한선으로 제시한 1만440원은 2025년 국민경제 생산성 상승률 전망치인 2.2%와 2022∼2024년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 및 최저임금 인상률의 차이인 1.9%를 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익위원이 심의촉진 구간을 제시하면 그 범위 안에서 노사 간 합의나 추가 수정안 제시를 요구한다.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내고 표결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노동계는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에 크게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추가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새롭게 출발한 노동존중을 외치는 새 정부에서 공익위원이 제출한 최저임금 수준에 분노한다"며 "제시한 촉진구간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후 회의는 정회를 거듭하며 자정을 넘겼고, 10차에서 11차로 회의가 넘어갔지만 더는 논의가 어렵다는 판단하에 0시 45분께 폐회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열리는 12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10일 노·사의 수정안 제출 후 최대한 합의를 도출하기로 노력하되,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표결 등의 방법으로 회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회의 후 "(심의 촉진구간을) 받지 못하겠다고 철회 요구는 했으나 현 제도하에서는 돌릴 방법이 없다"며 "10일에는 심의 촉진구간 내에서 수정안을 내고 합의를 시도한 후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표결을 통해서라도 마무리 짓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개 정부 첫 최저임금 중 가장 낮아…尹때도 5.0% 인상
민주노총 "새 정부, '노동존중' 걸맞은 최저임금 정책 내놔야"
노동계가 격렬하게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익위원 제시 인상률이 최근 역대 정부의 첫 해 최저임금 인상률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2000년 이후 각 정부의 첫 해 인상률은 ▲ 노무현 정부 10.3% ▲ 이명박 정부 6.1% ▲ 박근혜 정부 7.2% ▲ 문재인 정부 16.4% ▲ 윤석열 정부 5.0%다.
하지만 심의 촉진 구간인 1.8%~4.1% 내에서 어느 수치가 결정되더라도, 이재명 정부 첫 해 인상률은 역대 정부 중 가장 낮은 수준이 되는 셈이다.
노동계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 최저임금 정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내란 정권은 반노동 정책으로 노동자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사회 양극화를 심화했다"며 "정권이 바뀌었으면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국 곳곳의 저임금 노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활비, 주거비,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빚에 허덕인다"며 "노동 존중 사회를 내세운 정부라면 그 이름에 걸맞은 최저임금 정책부터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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