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장보다 0.40달러(0.59%) 오른 배럴당 68.3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9월물도 0.57달러(0.82%) 상승한 배럴당 70.15달러에 마감하며, 두 유종 모두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장 초반 유가는 OPEC+의 8월 증산 계획 발표에 대한 경계감으로 약세 흐름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위협과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리며 상승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주요 교역 상대국 14개국에 8월 1일부터 25%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서한을 발송하며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중동에서는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이틀 연속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 지정학 리스크를 재차 드러냈다. PVM 오일 애널리스트 타마스 바르가는 "관세 리스크 외 홍해 후티 공격, 중류 정제품 시장의 타이트 현상이 하락 압력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OPEC+는 8월에 하루 54만8000 배럴 증산 계획을 내놓았지만 이는 오히려 공급 우려를 낳았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공급 확대가 유가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의 원유 선물 및 옵션 순매수 포지션이 확대되고 있다. 여름철 북반구의 원유 수요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이 수요 리스크를 일부 상쇄한 셈이다.
홍콩상하이은행은 "여름 성수기 수요가 꺾이면 OPEC+ 증산 여파가 본격 반영돼 유가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유럽계 금융사 뱅크파리바는 "현재 시장은 수급 균형 상태이며 여름철 수요가 이어진다면 브렌트유가 $70대 초중반에서 단기 상승 여력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번 주 유가 흐름은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와 중동 리스크가 맞물리며 단기적 상승을 촉발했으며 수요 기대가 이를 받치는 구조로 전개됐다.
하지만 하반기 성수기가 지나면 OPEC+ 증산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여기에 글로벌 관세 갈등이 심화되면 수요 우려도 재등장할 수 있어, 유가는 등락을 반복하며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업계는 이번 유가 상승에 주목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과 중동 정세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정유 마진 개선 효과도 기대되지만, 하반기 공급 압박과 교역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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