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첼시는 티아고 실바를 잊지 않았다.
9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4강전을 치른 첼시가 플루미넨시에 2-0으로 승리했다. 첼시는 오는 14일 파리생제르맹(PSG)과 레알마드리드 경기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이날 첼시는 플루미넨시의 거센 저항에도 승리를 거뒀다. 전반 18분 페드루 네투의 크로스를 플루미넨시 수비가 걷어내자 주앙 페드루가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오른쪽 상단 구석에 공을 차넣었다. 전반 중반에는 플루미넨시가 연달아 첼시 골문을 위협했고, 전반 27분에는 에르쿨레스의 결정적인 슈팅을 마르크 쿠쿠렐라가 골라인 바로 위에서 걷어냈다. 첼시는 전반 35분 상대에 페널티킥(PK)도 내줄 뻔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PK 판정이 번복돼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후반 11분 엔소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은 페드루가 강력한 슈팅으로 크로스바를 맞고 들어가는 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플루미넨시 출신 페드루는 멀티골을 넣고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으며 친정팀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이번 경기 첼시도 플루미넨시의 실바를 예우했다. 경기 종료 후 첼시 선수들은 실바에게 다가가 악수를 요청했다. 실바는 팀이 패배한 사실에 슬퍼하면서도 첼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며 해후를 나눴다. 옛 동료들이 반가웠을 법한데도 웃지 않는 모습에서 그의 프로페셔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트레보 찰로바와는 유니폼을 교환했는데, 찰로바는 실바의 유니폼을 입고 첼시 승리 축하 세리머니에 참가했다.
라커룸 복도에서는 첼시 측에서 실바에게 첼시 유니폼을 선물했다. 실바의 이름과 함께 첼시 시절 등번호인 6번이 박혀있었다. 실바는 첼시 유니폼을 들고 구단 카메라를 향해 미소지었다.
첼시가 클럽 월드컵에 진출한 건 실바의 공이 컸다. 실바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PSG에서 첼시로 이적했다. 자신의 아들들을 위해 주급 삭감을 감수하고 첼시에 합류한 실바는 곧바로 팀 핵심으로 거듭나며 해당 시즌 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이끌었다. 이 우승 덕분에 첼시는 32개팀 체제로 개편된 클럽 월드컵에 UCL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실바는 황혼기에 첼시에 입단했음에도 무려 4시즌 동안 활약하며 팀이 어려울 때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았다. 그 사이 첼시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떠나고 토드 볼리 구단주가 부임하는 등 굴곡을 겪었지만, 실바가 떠난 2024-2025시즌 리그 4위로 UCL에 진출하고 클럽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등 분명한 성과를 냈다.
사진= 첼시, 국제축구연맹 클럽 월드컵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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