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환자가 최근 한 달 사이 2배 가까이 급증하여 질병관리청이 비상에 걸렸다. 특히 살모넬라균과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환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7월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0곳을 대상으로 한 장관감염증 표본 감시 결과, 살모넬라균 감염증 환자는 6월 첫째 주 66명에서 넷째 주 127명으로 92.4%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환자 역시 58명에서 128명으로 2.2배 증가했다.
살모넬라균 감염증은 장시간 상온에 방치된 계란액 섭취나 오염된 계란을 만진 후 손을 씻지 않고 식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교차 오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캄필로박터균 감염증은 덜 익힌 육류, 비살균 유제품,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할 때 발생하며, 특히 생닭 표면에 존재하는 균으로 인해 식재료 준비 중 교차 오염이 흔하게 일어난다.
표본감시 외에 전수감시 체계에서도 장관감염병 증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의 경우 올해 6월까지 총 133명이 감염되어 지난해 같은 기간(102명)보다 30.4%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 감염증은 오염된 소고기, 생채소류, 유제품 등 식품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며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감염 시 심한 경련성 복통, 오심, 구토, 미열과 함께 설사가 동반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올해 5월 10일 첫 환자 발생 이후 추가로 2명의 환자가 보고되었다. 비브리오패혈균은 주로 해수, 갯벌, 어패류 등 광범위한 연안 해양 환경에서 서식한다.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리면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 알코올 의존자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감염과 사망 위험이 매우 높다. 따라서 피부에 상처가 있다면 바닷물 접촉을 피하고,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이러한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채소나 과일은 깨끗한 물에 씻어 먹거나 껍질을 벗겨 섭취해야 한다.
만약 2명 이상이 같은 음식물(음용수 포함)을 섭취한 뒤 설사, 구토 등 증상을 동시에 보인다면 가까운 보건소로 즉시 신고해야 한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해 여름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장관감염증 예방에 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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