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7월 9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즈미디어의 손자회사였던 코어옵틱스는 이후 미국 더코어텍그룹(이하 더코어텍)에 합병됐다. 더코어텍그룹은 코어옵틱스의 대표이사이자 이즈미디어 사내이사였던 김선기씨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비상장 기업집단으로, 임원진 또한 이즈미디어 인수 세력과 동일 인물로 구성돼 있었다.
김선기씨의 더코어텍이 국내 시장에서 다시 이름을 드러낸 곳은 코스피 상장사 DKME(구 KIB플러그에너지)다. DKME는 2020년대 들어 전기차·수소차 사업 진출, 전기버스·배터리 투자 등 사업 확장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최대주주 등극, 경영진의 지분 불법 매도, 빈번한 자금 조달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2023년 11월에는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공시와 함께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거래정지 상태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2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오픈아시아컴퍼니가 더코어텍에 DKME 지분을 넘기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당시 헬리아텍 주가조작 사태 관련 혐의를 받는 홍평화씨 측이 설립한 엑시오스 에쿼티 펀드(Axios Equity Fund LLC, 이하 엑시오스)도 DKME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지분도 더코어텍 측으로 넘어갔다. 더코어텍은 이후 장외매매로 지분을 추가 취득해 2025년 1월 기준 약 22% 지분을 확보했다.
같은 달 김씨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DKME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곧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공동대표가 된 백승륜씨 역시 홍평화·김선기씨 측 인사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즈미디어 관련 의혹뿐 아니라, 더코어텍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더코어텍은 리튬이온 이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미국 법인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페이퍼컴퍼니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미국 OTC 마켓 공시에 따르면 더코어텍은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4년 넘게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2024년 2분기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3분기 이후로는 사업보고서(10-Q) 공시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코어텍은 코어옵틱스를 중심으로 우회상장을 노리고 무자본 인수합병(M&A)을 기획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연루된 곳은 코스닥 상장사 자이글이다. 자이글이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을 추진한 미국 합작법인 자이셀의 투자 상대방은 XT그룹 펀드였고, 이 펀드에도 홍씨 측 인사가 포함돼 있었다. 또한 자이셀 유한회사의 주소와 더코어텍 그룹 내 코어SS LLC의 본사 주소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이글의 이진희 대표는 2021년경 김씨가 접촉해왔다고 주장하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고발한 상태다.
최근 들어 DKME의 지배구조도 한층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5월 16일 김씨가 대표직에서 사임한 데 이어, 5월 19일 더코어텍은 보유 중이던 DKME 지분 전량을 퀀텀 웰스 매니지먼트(Quantum Wealth Management LLC, 이하 퀀텀)에 넘겼다. 그러나 불과 하루 뒤 이 지분은 다시 DKME INC.로 이전돼 최대주주가 다시 변경됐다.
퀀텀의 대표이자 최대주주는 ‘Shih Suey Pai’라는 인물로, 이 또한 홍씨 또는 김씨 측 사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퀀텀은 국내 비상장사 제이앤드의 2대 주주며, 제이앤드의 최대주주는 홍 씨의 엑시오스다. 지난 4월에는 퀀텀을 대상으로 한 1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DKME INC.는 이름이 유사해 DKME와 동일한 회사로 보일 수 있으나, 공시 상에는 미국계 법인으로 외국인투자등록번호는 ‘984500DSC36B8092CB27’로 표기돼 있다.
글로벌 법인 식별자(LEI) 조회 사이트 ‘LEI Lookup’에 따르면, DKME INC.의 등록 주소는 미국 델라웨어주 루이스(LEWES) ‘16192 COASTAL HWY, LEWES, DE 19958’이며 등록일은 올해 4월 29일이다. 이 주소는 수많은 회사들이 공유하는 주소지로,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델라웨어주에서 법인을 대리 등록해주는 서비스 업체 ‘Harvard Business Services Inc.’의 주소도 이곳에 있다.
DKME 관계자는 “현 최대주주 및 유상증자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DKME는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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