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복날 음식. 우리가 흔히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건 삼계탕이지만, 예전 조상님들의 기준은 달랐다. 복날 특별식은 그 맛과 효능에 따라 일품, 이품, 삼품으로 구분됐는데, 보신탕은 삼품으로, 도미찜이 이품으로 꼽혔다.
그렇다면 일품은 뜨끈한 삼계탕일까, 아니면 원기 회복에 제격인 장어 구이일까. 둘 다 아니다. 일품을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민어'다. 여름 생선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민어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잡히는 '민어'
민어는 농어목 민어과의 대형 어류다.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오래전부터 잡혀 온 생선으로, 지역에 따라 개우치, 홍치, 어스래기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몸길이는 최대 90cm까지 자라고, 몸이 옆으로 납작한 형태를 띤다.
입이 크고 아래턱이 경사지며, 위아래 송곳니가 뚜렷하다. 아래턱엔 네 개의 구멍이 나 있는 게 특징이고, 입 안은 흰색이다. 눈은 크고 달걀형이며, 양 눈 사이 간격이 눈보다 넓은 편이다. 등지느러미의 첫 번째 가시는 다른 가시보다 짧다. 배지느러미와 가슴지느러미는 비슷한 위치에서 끝난다.
서식지는 수심 15~100m의 진흙 바닥 연안이다. 낮엔 깊은 곳에 머물다가 밤이 되면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습성이 있다. 겨울에는 제주도 근해로 이동하고, 봄이면 북쪽으로 올라온다.
여름이 되면 인천 연안에서 짝짓기를 하고 산란을 시작한다. 암컷은 3년 이상 자라야 번식 가능하고, 한 해에 100만~200만 개의 알을 낳는다. 평균 수명은 12~13년이다. 주로 새우, 게, 작은 물고기 같은 무척추동물을 먹고 산다.
여름철이 제철인 민어 먹는 법
제철 생선은 보통 산란기를 기준으로 따진다. 산란 전 몸을 보양하는 시기가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 민어는 늦여름에 산란한다. 따라서 산란 직전인 6~7월이 가장 맛있다는 말도 여기서 비롯됐다.
그중에서도 민어는 초여름부터 맛이 오르기 시작한다. 특히 6~7월 민어는 육질이 단단하고 감칠맛이 살아 있어 회로 먹기에도 좋다. 가장 보편적인 조리법은 매운탕, 소금구이, 튀김, 전 등이다. 알도 조리해 먹을 수 있고, 부레는 약재로 쓰이거나 부레 안에 소를 넣고 찐 순대로도 활용된다.
민어의 장점은 풍미만이 아니다. 다른 흰살생선처럼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 함량은 높은 편이다. 민어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과 류신, 그리고 황을 포함한 함황아미노산이 풍부해 소화 흡수가 빠르고, 원기 회복에 적합한 식재료로 꼽힌다. 복날 민어가 일품으로 꼽힌 이유도 이런 특성 때문이다.
단백질과 인도 풍부해 몸이 지친 여름철 체력 보충용으로 손색없다. 면역 방어력 향상, 성장기 어린이 발육, 노화 억제, 피부 탄력 등 일반적으로 흰살생선에 기대하는 효능들은 민어에도 해당한다.
가짜에 주의… 진짜 민어 알아보는 법
이 시기에 민어는 ‘복날 대표 생선’이란 별칭을 달고 시장에 대거 출하되는데, 특수 수요가 몰리며 일부 상인들이 다른 생선을 민어로 속여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1년, 이른바 ‘짝퉁 민어’ 구별법을 소개한 바 있다. 진짜 민어는 머리에 비해 눈이 크고, 배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붉은색을 띤다. 몸은 길쭉하며 크기는 보통 60~90cm다.
반면, 유사 어종으로 가장 많이 속이는 큰민어는 외형은 비슷하지만 1m를 넘는 대형 개체가 많고, 몸 옆에 흰 점이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영상가이 석태는 눈이 작고, 점성어(홍민어)는 배가 흰색이며 몸통 옆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유사 어종은 대부분 맛과 식감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구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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