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국내 전자업계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2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동반 부진을 보였다.
두 기업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급감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재고 충당금 1조원 규모 반영으로 시장 예상치 크게 하회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74조700억원) 대비 0.09%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10조4400억원 대비 55.94% 급감했다.
증권사 추정 컨센서스 6조69억원을 1조5000억원 가량 하회하며 ‘어닝쇼크’ 수준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이다.
업계에서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2분기 재고평가 충당금을 1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례적으로 “메모리 사업은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과 같은 일회성 비용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구체적인 설명을 달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AMD 등 일부 고객사에는 출하하고 있지만, 가장 큰 고객인 엔비디아에서 아직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받고 있는 HBM3E 12단 개선제품 이전의 HBM 등이 재고평가 충당금 대상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비메모리 사업도 첨단 AI칩에 대한 대중 제재로 판매 제약이 있었고, 파운드리 사업은 중국 업체들을 비롯한 고객사 확보 부진으로 2조원 이상 적자가 발생했다는 관측이다.
LG전자,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본격화로 수익성 직격탄 받아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7400억원, 영업이익 6391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6%, 전분기 대비로는 49.2% 급감했다.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미국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4월 도입한 기본관세(보편관세) 10% 부과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냉장고 등 제품에 최대 50%의 철강 파생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했다.
대형 가전의 경우 철강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30~40%에 달해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TV를 담당하는 MS사업본부의 부진도 컸다. IT 수요 위축과 LCD 가격 상승, 중국 브랜드의 가격 공세에 따른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가 증가했다.
여기에 물류비 등 비용 증가분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전자는 “주요 시장의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2분기 들어 본격화된 미국 통상정책 변화가 관세 비용 부담과 시장 내 경쟁심화로 이어지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반등 전략 차별화로 구조적 리스크 극복 나서
두 기업 모두 하반기 반등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대거 반영한 데다 HBM 평가 및 출하가 속속 진행되는 점이 하반기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분기에 이렇게까지 대규모 재고 충당금을 잡을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리스크를 2분기에 털어내고, 3분기에는 반등 초석을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는 하반기 전장·냉난방공조 등 B2B, 구독·웹OS 등 비하드웨어, D2C(소비자직접판매) 등 3대 핵심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B2B는 수요·가격 변동성이 낮고 거래선과 관계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사업 확장에 유리하며, 비하드웨어는 반복적 매출 구조와 높은 수익률 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전략이다.
전장 사업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냉난방공조 사업은 AI데이터센터 등 신규 사업기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유럽 온수 솔루션 기업 OSO사의 인수를 마무리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유럽 AWHP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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