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성북구립미술관이 2025년 여름 두 번째 기획전시로 ‘허윤희: 영원은 순간 속에’를 이달 8일부터 9월 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한 중진작가 허윤희(1968~)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으로, 작가 활동 30주년을 기념해 ‘생(生)의 본질적 속성과 시간의 변화에 따른 순환의 가치’를 조망한다. 전시 키워드는 ‘영원’과 ‘순간’이라는 상반된 시간 개념에 주목, 사라져 버린 듯한 찰나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전시장 3층 제1전시실에서는 2023년 10월부터 제주 바닷가에서 매일 아침 떠오르는 해를 스케치해온 ‘해돋이 일기’ 연작 110여 점이 공개된다. 이 연작은 하루의 시작을 기록하는 동시에, 자연의 순환이 지닌 영원함을 순간 속에 담아내려는 작가의 실험이다. 전시 최초 공개되는 다큐멘터리 ‘계절의식’(2025, 까마귀픽쳐스 제작)도 함께 상영되어, 작가가 외광파 기법으로 빠르게 해돋이를 드로잉하는 현장을 계절별로 보여준다.
2층 제2전시실에는 목탄 드로잉과 대형 벽화 퍼포먼스 영상, 그리고 2008년부터 작업해온 ‘나뭇잎 일기’ 연작과 독일 브레멘예술대학교 시절 프로젝트까지 대표작 49점을 포함해 총 159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목탄을 이용해 나뭇잎의 생(生)을 드로잉하고, 벽화 퍼포먼스에서 일부러 지워가는 행위로 ‘소멸과 순환’의 메시지를 전개한다. 특히 멸종 식물 연구를 병행하며 사라져 가는 자연에 대한 성찰이 깊은 울림을 준다.
부산 출신 허윤희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와 독일 브레멘예술대학교(Meisterschüler, 2003)에서 수학했으며, 인사미술공간·소마미술관·쿨투어팔라스트베딩 베를린 등 국내외 유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서울대학교미술관·뮤지엄 산 등 다수의 그룹전에 초청되었으며, 시집 ‘나뭇잎 일기: 열두 달의 빛깔’(2023)을 출간했다. 현재 제주에서 작업과 교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성북구립미술관 관계자는 “여름 방학을 맞아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Summer Project로, 허윤희 작가의 생태적 세계관과 시간·순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쉽고도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전시”라며 “‘영원은 순간 속에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무더운 여름에도 관람객의 마음을 뜨겁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매일 오후 3시 1회 도슨트 투어가 진행되고 단체 관람과 예약 문의는 유선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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