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8월부터 한국·일본 등 주요국에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94% 하락한 4만4406.36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9% 내린 6229.98, 나스닥지수는 0.92% 떨어진 2만412.52에 각각 마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과 일본산 제품에 대해 오는 8월 1일부터 25%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공개했다. 이 외에도 말레이시아(25%), 카자흐스탄(25%), 남아프리카공화국(30%), 라오스·미얀마(각 40%) 등 5개국에도 고율 관세가 예고됐다.
서한에서 트럼프는 “관세율이 고작 이 정도”라며 자신이 취한 조치가 관대한 수준이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특히 트럼프가 특정 국가의 보복성 조치에 대해 추가 관세를 경고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그는 “상대국이 관세를 인상할 경우, 그만큼 미국의 관세도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다만 트럼프는 협상 여지를 남겨둔 듯한 표현도 사용했다. “한국이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시장을 개방하면 관세 조정이 가능하다”며, “한국은 결코 미국에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은 빠르게 위축됐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25%), 철강·알루미늄(50%)에 대한 고율 관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부각되며 관련 기업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도요타와 혼다의 미국예탁증서(ADR)는 각각 3.9%, 3.82% 하락했다.
기술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엔비디아는 0.69%, 애플은 1.69%, 알파벳은 1.66%, 마이크로소프트는 0.22% 하락 마감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새 정당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테슬라 주가는 이날 6.79% 급락했다.
금리와 환율도 요동쳤다. 트럼프의 관세 서한 공개 이후 국채금리는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4.389%로 전일보다 4.9bp 상승했고, 2년물은 3.899%로 1.7bp 올랐다.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 오른 97.48을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엔화는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발표 직후 한때 1380.26원까지 치솟았으며, 장 마감 기준 1375.93원(0.98% 상승)에 거래됐다. 달러·엔 환율도 1.15% 오른 146.15엔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 고율 관세 발표 직후 급락했던 4월 초와 비교하면 매도세는 제한적이었다며, 여전히 ‘TACO(Trump Always Comes Off, 트럼프는 언제나 물러난다)’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8월 1일 발효를 앞두고 협상이 무산될 경우, 시장 충격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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