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하는 엄마
“왜 엄마는 오빠(혹은 언니)에게만 다정할까?”
“왜 집안의 모든 문제는 항상 내 탓이 될까?”
어린 시절부터 당신은 엄마가 유독 한 자녀에게는 관대하고, 다른 자녀에게는 가혹하게 대하는 불공평함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한 아이는 늘 칭찬과 기대를 받는 ‘황금 아이’가 되고, 다른 아이는 온갖 비난과 책임을 떠안는 ‘희생양’이 되는 경험. 이러한 차별은 자녀의 마음에 깊은 상처와 함께 평생 지워지지 않는 의문을 남깁니다.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아이인가?’
엄마의 명백한 차별 속에서 당신은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 애썼을 거예요. 내가 못나서, 내가 부족해서, 내가 엄마를 실망시켜서 그렇다고 자책했을 겁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 엄마의 자녀 차별은 결코 자녀의 가치나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아닙니다. 그것은 엄마 자신의 내면세계를 자녀라는 거울에 제멋대로 비춰보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심리 게임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글은 바로 그 고통스러운 차별의 진짜 이유를 파헤쳐보고자 합니다. 엄마가 왜 자녀들을 다르게 대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면에 숨겨진 나르시시즘 심리를 이해함으로써, 당신이 부당한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 상처받은 당신의 가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녀라는 거울, 엄마 마음대로 비춰보기
나르시시스트 엄마에게 자녀는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여러 개의 거울과 같아요.
문제는 엄마가 그 거울들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어떤 거울은 반짝반짝 닦아주고, 어떤 거울은 먼지투성이로 내버려 둔다는 점입니다.
1. 자녀는 엄마의 ‘자기애’를 채우는 도구
나르시시스트 엄마에게 자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엄마 자신의 불안정한 자기애를 채워주고 지지해주는 것입니다.
자녀는 엄마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숭배자가 되어야 하고, 엄마의 정서적 공허함을 채워주는 위로자가 되어야 하며, 세상에 엄마의 유능함을 과시하는 자랑거리가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엄마는 여러 자녀 중 자신의 이러한 ‘자기애적 필요’를 가장 잘 충족시켜주는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붓게 됩니다. 반면, 자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뜻에 반항하거나, 혹은 자신의 숨기고 싶은 약점을 떠올리게 하는 자녀는 미워하고 배척하게 되는 것이죠.
2. ‘좋은 나’와 ‘나쁜 나’의 분리: 투사와 역할 분담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과 타인을 ‘좋은 면’과 ‘나쁜 면’이 공존하는 온전한 존재로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좋은 것’과 ‘끔찍하게 나쁜 것’으로 나누는 흑백논리, 즉 ‘분리(Splitting)’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해요.
가장 먼저 그들은 자기 자신을 분리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좋은 나’와, 스스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열등하고 수치스러운 ‘나쁜 나’로 나누는 것이죠.
그리고 이 분리된 자아상을 자녀들에게 각각 투사(Projection) 합니다. 즉, 자신의 ‘좋은 면’은 한 자녀에게 투사하여 이상화하고, 자신의 ‘나쁜 면’은 다른 자녀에게 투사하여 평가절하하고 비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가족 내에 ‘황금 아이’와 ‘희생양’이라는 비극적인 역할 분담이 시작됩니다.
차별하는 엄마, ‘황금 아이’와 ‘희생양’
나르시시스트 엄마는 자신의 심리적 필요에 따라 자녀들에게 각각 ‘황금 아이(Golden Child)’와 ‘희생양(Scapegoat)’이라는 역할을 부여합니다.
1. ‘황금 아이(Golden Child)’: 엄마의 이상적인 자아상
황금 아이는 엄마의 이상적인 모습, 자랑거리, 자기애적 확장의 역할을 부여받은 자녀입니다.
이 아이는 엄마가 원했던 모습(예: 뛰어난 성적, 예쁜 외모, 순종적인 태도)을 가지고 있거나, 엄마를 가장 잘 숭배하고 지지해주는 아이일 수 있어요. 엄마는 이 아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며, 외부 세계에 자신의 성공을 과시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황금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행운아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무게의 짐이 있습니다. 이 아이가 받는 사랑은 철저히 조건부입니다.
엄마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언제든 그 사랑과 지위가 박탈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엄마의 자랑거리’라는 역할을 연기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2. ‘희생양(Scapegoat)’: 엄마의 부정적인 그림자
희생양은 가족 내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엄마의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내는 ‘감정의 쓰레기통’ 역할을 부여받은 자녀입니다. 엄마는 자신이 인정하기 싫은 자신의 실패, 약점, 수치심, 분노 등을 모두 이 아이에게 투사하여 비난합니다.
희생양은 종종 황금 아이보다 더 독립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예민한 기질을 가졌거나, 혹은 단순히 엄마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역할을 떠맡게 될 수 있습니다.
이 아이는 끊임없는 비난과 부당한 대우 속에서 “나는 정말 문제아인가 봐”,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어”라는 파괴적인 자기 인식을 내면화하며 성장합니다.
3. 역할은 고정불변이 아니다: 상황에 따른 변화
이러한 역할은 평생 고정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기도 합니다.
어릴 때는 황금 아이였던 자녀가 사춘기를 거치며 엄마에게 반항하기 시작하면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고, 반대로 희생양이던 자녀가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 엄마의 자랑거리가 되면 갑자기 황금 아이 대우를 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역할 변화는 자녀들에게 더 큰 혼란과 불안정감을 안겨줍니다.
차별이 남기는 깊은 상처와 그 영향
엄마의 자녀 차별은 단순히 ‘누구를 더 예뻐하는가’의 문제를 넘어, 자녀들의 삶 전체에 깊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 형제 관계의 파괴: 경쟁과 질투, 불신
엄마의 차별은 자녀들 사이에 건강한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을 막고, 서로를 경쟁과 질투, 불신의 대상으로 여기게 만듭니다.
희생양은 황금 아이에 대한 부러움과 원망을, 황금 아이는 희생양에 대한 우월감이나 죄책감을 느끼며 서로에게서 멀어집니다. 가장 가까운 지지자가 되어야 할 형제자매가 서로에게 등을 돌리게 되는 비극이 발생하는 것이죠.
2. 왜곡된 자기 인식: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인가 봐”
자신이 부여받은 역할을 자신의 진짜 모습이라고 믿게 됩니다. 희생양은 “나는 원래부터 문제가 많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믿으며 낮은 자존감과 자기혐오에 시달리고, 황금 아이는 “나는 성과를 내야만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믿으며 끝없는 성취 압박에 시달립니다. 두 역할 모두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사랑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3. 끝나지 않는 경쟁: 평생 엄마의 인정을 구하다
성인이 되어서도 자녀들은 어린 시절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평생 엄마의 인정을 얻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미 상처만 주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사랑과 인정을 얻기 위해 서로를 의식하며 자신의 삶을 소모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제 당신의 역할을 거부할 시간
엄마의 차별적인 사랑은 당신의 가치를 측정하는 저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단지 엄마 자신의 일그러진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었을 뿐입니다. 당신이 희생양이었든, 혹은 숨 막히는 황금 아이였든, 그 역할은 당신의 진짜 모습이 아닙니다.
이제 그 부당한 역할을 거부하고, 엄마의 심리 게임에서 빠져나올 시간입니다. 당신의 가치는 엄마의 인정이나 형제와의 비교를 통해 결정되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 자체로 온전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 당신에게 주어진 역할의 사슬을 끊어낼 때, 비로소 당신은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자유를 얻게 될 것입니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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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출간 안내
당신의 이야기는 ‘운명’이 아닌, ‘용기’가 될 거예요.나만 아는 상담소 첫 번째 책, 『운명이라는 착각』 출간
관계 속에서 길을 잃고, 나조차 나를 믿을 수 없게 되는 순간들. 마치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처럼 느껴졌나요?
그 아픔과 혼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관계 전문 심리 상담소, 나만 아는 상담소입니다.
저희는 수많은 마음의 상처 속에서 흩어져 있던 이야기의 조각들을 정성껏 모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정서 학대, 가스라이팅, 교제 폭력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그 고통의 실체를 당신이 쉽게 이해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요.
오랜 기다림 끝에, 그 마음이 드디어 ‘운명이라는 착각’ 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 책은 당신을 탓하던 세상의 목소리 속에서 당신의 편이 되어줄 다정한 친구이자, 아픈 관계를 끊어낼 용기를 주는 단단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그 착각의 안개를 걷고, 당신의 마음이 가리키는 진정한 길을 찾아 나설 시간입니다. 그 길의 시작에 저희의 책이 작은 등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해주세요.
“이제, 잠시 눈을 감고 편안하게, 깊은숨을 한 번 크게 내쉬어 보자.
– 운명이라는 착각: 상처받지 않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법, 프롤로그 발췌 –
그리고 천천히 아팠던 이야기를 마주할 준비를 해 보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어둡고 긴 혼란의 터널 속에서
마침내 한 줄기 빛처럼 이 책을 발견했다.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 다.
그것은 바로 삶이 정체된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신호이다.당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아가는 치유와 성장의 과정을 이제, 바로 지금,
함 께 시작해 보자.삶은 그 누구도 아닌, 온전히 자신의 것이며,
‘나’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서 충분히 사랑받고 행복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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