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간편결제 1위 네이버페이가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 사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업비트는 "네이버페이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향후 발행 주체와 협업 형태 등은 법과 제도가 마련되면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페이 역시 "업비트와 스테이블코인 관련해 협업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규제환경에 맞춰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관련 제도 정비를 앞두고 협업 체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각 업계 1위인 업비트와 네이버페이의 협력과 같이 국내 민간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전략 마련이 분주히 펼쳐지고 있다.
아직 정부 주도의 관련법 등이 미미한 상황에서 민간 주도로 선제적인 스테이블코인 전략이 마련되는 것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통화 수단으로 부상하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투자가 아닌 결제 수단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 등 기존 화폐의 시세를 추종하는 가상자산을 말한다. 'Stablecoin'이란 이름처럼 기존 가상자산과 다르게 가격 변동폭 없이 안정적(Stable)으로 특정화폐의 가치로 1:1로 만들어진다.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1위인 테더(USDT)의 가치가 미국 1달러에 고정되어 '1테더=1달러'로 환산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름은 '코인'이지만 여타 코인과 다르게 '투자 보다 결제' 수단으로 기존 화폐와 같이 통용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지니어스(Genius)' 법을 통과시켜 미국의 스테이블코인이 세계 각국의 화폐 통화량·유동성을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달러에 대한 글로벌 신뢰가 떨어지면서 현재 미국 국채 금리는 매우 높은 상황이다. 금리를 낮추려면 국채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스테이블코인을 화두로 던진 것.
미국 지니어스 법에는 지난 2022년 폭락 사태를 일으켰던 '테라'의 형식인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신규 발행을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대신 준비금을 1대1로 예치하는 구조로 만들어 현금과 단기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과 연결된다. 즉, 미국이 '1코인=1달러' 가치를 유지하려면 발행량에 비례하는 달러를 직접 보유해야 한다.
100억달러가 풀리려면 스테이블코인 100억개를 발행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늘고 유통량이 증가한다면 달러 수요도 증가하는 셈이다.
◇국내 관련 제도 준비, 업계도 시장 선점 속도
한국형 스테이블코인도 원화 가치에 고정된다. 국내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등 관련법 추진, 대통령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 등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와 은행들도 앞다퉈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시장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발행 주체 등에 대한 명확한 방침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도 조심스러운 목소리다.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안정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유럽중앙은행 정책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규제되지 않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교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우려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무역 비중이 큰 경제구조에서 외환 관리기 무척 중요한 상황속에서 국내용 결제·송금시장 보다는 국외용 외환·절세 등에 집중될 시 원화 위상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을 자국 내 결제·거래에 사용하는 것을 넘어 해외로 이체·송금하게 되면 국부 유출로도 연결될수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과 법정화폐의 일대일 교환이 흔들리면 가격이 급락 시 코인런이 발생할수 있다.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기술 오류나 범죄 발생 시 디페깅(가치 연동 실패)과 대규모 상환 요구가 촉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찬성의견은 스테이블코인은 수수료 없이 24시간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며, 소비자 코인 지갑에서 사용처의 지갑으로 바로 송금된다. 또한 디지털 결제, 해외 송금 시에도 원화 사용이 가능해 더 빠르고 저렴하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아직 관련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비트,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기업들이 수천만 명의 사용자와 결제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타진하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이유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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