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용인] 김희준 기자=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이 각자의 소감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을 치러 중국에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이 편안한 승리를 거뒀다. 전반 8분 만에 이동경이 환상적인 감아차기 득점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고, 전반 21분에는 주민규가 정확한 위치선정에 이은 헤더로 추가골을 작성했다. 홍명보호는 후반 12분 김주성의 쐐기골까지 더해 중국을 제압했다.
그런 만큼 후반에는 여유롭게 새 얼굴들을 실험할 수 있었다. 홍 감독은 이날 선발 명단에 김봉수를 제외한 모든 선수를 A매치 경험이 있는 선수로 꾸리며 신중을 기했다. 그러다 3-0으로 승기가 굳어지자 후반 19분에는 이호재와 강상윤, 후반 28분에는 서민우와 모재현, 후반 40분에는 이승원에게 데뷔전 기회를 부여했다. 교체 선수 전원이 데뷔 선수였다는 점에서 홍 감독의 계획이 착실히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데뷔한 선수들에게 “오늘 후반에 들어간 선수들은 A매치가 처음인 선수들이다. 대체적으로 어리기도 했다. 역시나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대표팀 데뷔전은 쉽지 않다는 걸 본인들도 느꼈을 것”이라며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짚었다.
이날 유일하게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봉수는 중원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김진규와 함께 많은 활동량으로 미드필드를 장악하며 팀의 여유로운 승리를 도왔다. 지난해 11월 처음 대표팀에 소집됐을 때는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첫경기부터 기회를 잡아 자신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할 수 있는 모습을 잘 보여줬다. 김천상무에서 꾸준히 발전한 덕택을 봤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봉수는 “늘 꿈꿔왔던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수 있어 기쁘고 영광”이라며 “저번에 소집됐을 때 경기를 뛰지 못했는데 그때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이번에 데뷔 기회를 얻어서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들었을 때는 부담감도 있었고 이 경기를 통해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제일 크게 했다”고 말했다.
어렵게 온 기회에 어떤 감정이 가장 먼저 들었을까. 김봉수는 “부담감은 그렇게 크지 않았고 기대감과 설렘이 제일 컸다. 축구를 하면서 항상 생각했던 무대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봉수는 데뷔전을 치른 다른 선수들과도 서로를 북돋는 이야기들을 했다고 밝혔다.
후반 19분에 가장 먼저 교체로 투입된 이호재는 포항스틸러스에서 꾸준히 성장한 결과 대표팀까지 가닿을 수 있었다. 이날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는데 특히 후반 25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잡은 슈팅 기회나 후반 36분 이태석이 밀어준 훌륭한 크로스가 모두 중국 수비에 막혀 데뷔골까지 넣지는 못했다.
이호재는 “첫경기부터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줄 몰랐는데 치르게 돼서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우리 팀이 이기고 있어서 나도 어떻게든 공격수로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싶었는데 그 부분에서 아쉬움은 있다. 그래도 데뷔전을 어느 정도 잘 치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서 꼭 공격 포인트를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자평했다.
특히 놓친 기회들이 눈에 아른거릴 법하다. 이호재는 “득점 기회가 몇 번 있어서 그걸 골로 만들었으면 더 만족스럽고 기뻤을 거다. 득점을 만들지 못해 아쉬웠다”며 “데뷔전이라고 딱히 어려운 건 없었는데 그래도 주변 형들과 호흡 맞추고 감독님 주문을 따르려 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고 이야기했다.
이기형 감독에 이어 국가대표로 뛰며 故 김찬기-김석원 부자, 차범근-차두리 부자, 이을용-이태석 부자와 함께 ‘부자(父子) 국가대표’가 된 점에 기뻐한 이호재는 이기형 감독의 조언이 있었냐고 묻자 “들어가서 긴장하지 말고 가지고 있는 걸 많이 펼치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거라 하셨다. 앞에서 많이 움직이라는 주문을 많이 하셔서 그런 식으로 경기를 했더니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호재와 함께 교체로 들어간 강상윤은 2004년생으로 2023년 부산아이파크, 2024년 수원FC, 2025년 전북현대에서 모두 주전으로 도약하며 잠재력을 제대로 폭발시켰다. ‘제2의 박지성’으로 불릴 만큼 너른 활동량과 헌신적인 모습, 적절한 위치선정이 강점이다. 이날도 좋은 위치를 선점해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아쉬운 슈팅으로 데뷔골을 맛보는 데에는 실패했다.
강상윤은 “어릴 때부터 꿈꿨던 대표팀이다. 데뷔를 하게 돼 영광이다. 행복한 기분이 들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크다. 좋은 찬스도 있었는데 플레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더 발전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며 “뛰기 전까지는 몸에 힘을 빼려 했고 다른 경기와 똑같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경기 뛰니까 호흡도 차고 생각지 못하게 몸에 힘이 들어가더라. 이겨내고 성장해야 할 부분”이라며 기쁨보다는 아쉬운 마음을 먼저 드러냈다.
이어 “K리그 데뷔전 때도 그렇고 데뷔전에 찬스가 온다. 그런데 내가 이걸 살리지 못했으니 반성해야 한다. 노력을 더 많이 해서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솔직히 더 잘하는 상상을 많이 했는데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상상한 것과 비슷하게 하려고 계속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대표팀에 발탁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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