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에서 부화까지 25∼28일, 부화해 둥지 떠날때까지 55∼56일 걸려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시는 태화강 대숲에 터를 잡은 왜가리의 모든 번식 과정이 처음으로 관찰됐다고 8일 밝혔다.
교미부터 산란, 부화, 새끼의 이소(離巢·둥지를 떠나는 것)까지 모든 장면이 태화강 삼호철새공원 대숲에 설치된 관찰카메라에 담겼다.
첫 관찰은 지난 3월 20일이다. 알 두 개가 있는 둥지가 카메라에 잡혔고, 그 순간 둥지 위로 갑자기 날아온 수컷 때문에 둥지가 기울어져 알들이 떨어지면서 시작됐다.
이튿날에는 암컷이 1개의 알을 낳는 장면이 포착됐으며, 27일 오후 2시 50분께 두 번째 알을 낳는 장면이 관찰됐다. 다음날인 28일에는 교미 장면이 담겼고, 29일에는 세 번째 알을 낳아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기 시작했다.
알을 품은 지 28일 만인 4월 17일, 첫 번째 알을 깨고 새끼가 나왔다. 이어 22일과 24일 두 번째, 세 번째 알이 각각 부화했다.
이는 산란 이후 부화까지 25일에서 28일까지 걸린 번식 과정이 기록된 조류도감의 내용과 일치한다.
부화한 새끼 왜가리 세 마리 중 막내가 5월 13일 형제 왜가리들에게 밀려 둥지 밖으로 떨어져 죽은 채 발견됐다.
남은 두 마리 새끼 왜가리에게도 생사가 오가는 시련이 있었다.
첫째가 짧은 비행 연습을 하는 도중 불안정하게 착지하면서 둘째가 둥지 밑으로 떨어졌다가 필사적인 날갯짓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또 첫째가 중대백로의 공격으로 둥지 밑으로 떨어졌다가 둘째가 날갯짓해서 올라오라고 알려 주는 행동을 하자, 둥지 위로 다시 올라오기도 했다.
첫째는 부화 56일째 되던 지난 6월 12일 둥지를 완전히 떠났다. 둘째는 그 뒤를 이어 부화 55일째인 16일 둥지를 벗어났다.
이후 빈 둥지는 6월 19일부터 중백로들이 먹이를 물어 나르면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왜가리는 왜가릿과 중 가장 큰 종으로 태화강 대숲을 찾는 백로류 중 가장 큰 새다.
몸길이 90∼100㎝로 중대백로보다 크고 대백로보다 작다. 먹이는 어류, 개구리, 뱀, 들쥐, 새우, 곤충, 작은 새 등이다.
2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3∼5개 알을 낳고 25∼28일 동안 품은 뒤 부화한다. 암수가 교대로 기르는데 50∼55일 이후 이소한다고 기록돼 있다.
시 관계자는 "2016년 관찰카메라를 설치한 이후 처음으로 모든 과정이 담겼다"며 "영상자료를 울산철새여행버스와 조류사파리 누리집 등을 통해 교육용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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