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시작되면 식탁에 앉기가 망설여진다. 기온이 오르면 입맛이 둔해지고,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 때문에 몸도 쉽게 지친다. 이럴 때일수록 식탁 위 기본 재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별해 보이지 않아도 여름철에 잘 맞는 식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담 없이 에너지를 채워주고, 꾸준히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그중 하나가 양파다. 흔하지만 계절 특성이 뚜렷한 채소다. 저장해 둔 양파는 여름에 단맛이 올라오고, 매운맛은 줄어들며 조직도 부드러워진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국물용이나 볶음 재료로만 활용한다. 알맹이뿐 아니라 껍질, 즙, 농축당까지 활용하면 이로운 성분을 다양하게 섭취할 수 있다.
만성염증 잡는 건 '양파 껍질'이었다
양파는 알맹이뿐 아니라 껍질까지 활용할 수 있는 채소다. 특히 껍질에는 ‘퀘르세틴(quercetin)’이라는 성분이 알맹이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다. 퀘르세틴은 대표적인 플라보노이드로, 강한 항산화와 항염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히 섭취하면 만성 염증 완화는 물론, 고혈압, 심혈관 질환, 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양파 껍질은 단단하고 질겨서 생으로 먹기 어렵다. 가장 간편한 섭취 방법은 차로 끓여 마시는 것이다. 먼저 껍질을 흐르는 물에 한 번 씻고, 식초 한두 방울을 탄 물에 다시 씻은 뒤 햇볕에 말린다. 이렇게 준비된 껍질 한 줌을 물 1리터에 넣고 20~30분 정도 끓이면, 진한 황금빛의 양파 껍질 차가 우러난다.
보관은 냉장 상태에서 2주 이내 마시는 것이 좋고, 장기 보관 시에는 냉동이 권장된다.
양파주스, 이렇게 만들면 단맛이 살아난다
양파 특유의 매운맛은 ‘황화알릴(Alli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은 향과 자극이 강하지만, 열을 가하면 단맛으로 바뀐다. 이 원리를 활용한 것이 바로 양파주스다.
방법도 간단하다. 양파 1개를 채 썬 뒤 찜기에 넣고 5분 정도 찐다. 부드러워진 양파는 그대로 먹어도 단맛이 느껴진다. 여기에 물이나 앞서 만든 양파 껍질 차를 조금 넣고 함께 갈아주면 된다. 단맛과 풍미를 더하고 싶다면 사과 반 개를 추가해도 좋다.
양파주스는 자극이 약하고 부드러워 마시기 편하다. 하루 한 컵 정도, 식후에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따로 보관하지 않고 신선하게 마시는 게 가장 좋다.
당뇨 걱정 없는 천연 감미료, 양파당
양파당은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 감미료다. 퀘르세틴을 비롯해, 열을 가한 양파에서 우러난 천연당 성분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특히 당뇨 환자나 설탕 섭취가 꺼려지는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만드는 법도 어렵지 않다. 양파 1kg을 얇게 채 썬 뒤 팬에 넣고, 물 500ml를 부어 양파가 반쯤 잠기게 한다. 중약불에서 40~60분 볶으면 양파는 진한 갈색으로 변하고 단맛도 자연스럽게 우러난다. 식힌 뒤 믹서에 곱게 갈아 걸쭉한 상태로 만든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면 되고, 2주 안에 소진하는 것이 좋다.
더 오래 보관하려면 아이스 큐브 트레이에 소분해 냉동하면 된다. 제육볶음, 된장찌개, 닭볶음탕, 드레싱, 각종 고기 양념 등 설탕 대신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양파, 먹기 전 주의할 점
양파는 몸에 좋은 성분이 많지만, 누구에게나 맞는 식품은 아니다. 특히 자극성이 강해 위염이나 위궤양 등 위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섭취 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열을 가하더라도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항응고제를 복용 중일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양파의 항응고 성분이 약효를 과도하게 높일 수 있어 전문의 상담 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성 신부전증 환자 역시 양파의 칼륨 함량을 고려해 식단을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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