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삼부토건' 압수수색으로 수사 시작을 알린 김건희특검이 다음 수사 대상으로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겨냥하는 모습이다.
특검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양평군수를 지낸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관련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특검 조만간 원 전 장관과 김 의원 등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채해병 특검은 7일 'VIP격노설'의 핵심 관련자인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 전 사령관에 대한 조사 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다른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건희특검, 원희룡·김선교 등 무더기 출금
김건희씨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김건희특검)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삼부토건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수사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김씨의 어머니 최은순 씨(78), 오빠 김 모 씨(54)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해당 의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의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씨 일가가 보유한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갑자기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이에 김씨 일가가 보유한 땅값 상승을 위해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원 전 장관은 종점 변경에 따른 특혜 의혹이 커지자 2023년 7월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과 당정협의회를 거쳐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당시 원 전 장관은 정치생명을 걸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양평군수 출신인 김 의원은 노선 변경을 요청한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 5월 국토부와 양평군청 등을 압수수색 한 바 있으나 원 전 장관과 김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사건을 이첩받은 특검이 관련자에 대한 출금 조치를 하며 본격적인 수사를 알린 셈이다.
특검팀은 2022년 3월 노선 타당성 조사를 맡았던 용역사 경동엔지니어링과 동해종합기술공사 임직원들에 대해서도 출국 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교 "명백한 탄압…소환조사해 달라"
특검팀의 출국금지 조치 사실이 알려지자 김선교 의원은 "장난질 그만하고 제발 저를 불러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에서 일방적으로 저의 출국을 금지한 것은 명백한 야당 탄압이며, 수준 낮은 정치보복"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기존 노선은 양평군 관내에서는 해당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나들목(IC)이 없었다"며 "이에 2022년 8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양평군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IC 신설을 요청했다. 이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고속도로 노선이 원안이건 변경안이건 김 여사 땅이 있는지 알지 못했고, 오히려 이런 논쟁으로 사업이 중단된 데 분노를 느끼며 신속한 사업 정상화를 촉구해왔을 뿐"이라며 "IC 신설을 검토해달라고 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사실상 국회의원 전원을 출국 금지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특검, 'VIP 격노설' 핵심 김계환 소환
채해병 순직사건 외압의혹을 수사하는 해병특검은 7일 당시 대통령실로부터 'VIP 격노설'을 전달받은 것으로 지목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해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돌연 언론 브리핑과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8월 채해병 순직 사건 당시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령은 김 전 사령관이 같은 날 오후 5시께 자신을 사령관 집무실로 불러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전해줬다고 밝혔지만, 김 전 사령관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공개된 통화기록을 보면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57분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했고, 당일 오후 5시에는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약 3분간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다. 김 전 사령관이 'VIP 격노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정황인 셈이다.
이에 특검은 김 전 사령관이 당시 이 전 장관과 대통령실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이후 박 대령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특검 브리핑에서 "김 전 사령관이 대통령실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주요 수사 대상인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VIP 격노설 관련 핵심 조사자인 만큼 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박정훈 대령은 항명 혐의로 해병대 수사단장직에서 해임된 박정훈 대령은 군사경찰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는 국방부에 박 대령을 군사경찰 보직으로 복귀시킬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박 대령이 본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 시절 "실추된 해병대의 명예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불법 권력에 맞서 수사의 소임을 다한 박 대령이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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