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컬경제] K-푸드 품은 '필리핀 식품 공룡' 졸리비, 컴포즈·노랑통닭 인수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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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컬경제] K-푸드 품은 '필리핀 식품 공룡' 졸리비, 컴포즈·노랑통닭 인수의 진짜 의미

뉴스컬처 2025-07-07 15:31: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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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필리핀 식품 기업 졸리비(Jollibee Foods Corporation)가 한국 F&B 기업 인수를 잇따라 단행하며 국내 외식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에 이어 지난달에는 치킨 브랜드 ‘노랑통닭’까지 사들이며, 본격적인 ‘K-프랜차이즈 포트폴리오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졸리비는 2024년 12월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약 4,700억 원에 인수하며 한국 시장 진출 신호탄을 쐈다. 컴포즈커피는 현재 약 2,600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저가 커피 브랜드 중 하나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른 확장을 이룬 성공 모델이다.

여기에 더해, 졸리비는 최근 국내 치킨 브랜드인 노랑통닭 운영사 ‘노랑푸드’의 지분 100%를 약 1,500억 원 규모로 인수하며 외식 전반으로 확장세를 넓혔다. 특히 이번 인수에는 노랑푸드의 자회사이자 소스·파우더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다미온푸드'의 지분 50%도 포함돼 있어, 프랜차이즈 공급망 통제력 확보라는 전략적 효과도 기대된다.

사진=졸리비 홈페이지
사진=졸리비 홈페이지

“한국은 소비시장 아닌 브랜드 수출 허브”…졸리비의 큰 그림

1975년 창업자인 토니 탄 칵티옹이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출발한 졸리비는 현재 햄버거·치킨·커피·베이커리 등 3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외식 그룹이다. 필리핀 내에서는 맥도날드, KFC 등 글로벌 브랜드를 압도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 중이며, 그 영향력은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됐다. 현재 전 세계 20여 개국에 2,0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졸리비는 이미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쳐왔다. 2019년에는 미국 커피 브랜드 ‘커피빈’을 약 4,200억 원에 인수했으며, 2024년에는 미슐랭 1스타로 유명한 홍콩 딤섬 브랜드 ‘팀호완(Tim Ho Wan)’을 전격 인수했다. 필리핀 내에서는 버거킹도 운영 중이며, 일본 요시노야, 미국 판다익스프레스 등과의 합작을 통해 다국적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도 풍부하다.

업계에서는 졸리비의 한국 진출을 단순한 해외 시장 확대가 아닌 ‘K-프랜차이즈의 역수출 거점 확보’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한 외식산업 전문가는 “졸리비는 한국을 소비시장 그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검증된 K-푸드 브랜드를 확보해 미국, 베트남, 필리핀 등 기존 거점 국가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확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컴포즈커피
사진=컴포즈커피

K-브랜드의 체계성과 확장성에 주목

한국 브랜드의 가장 큰 강점은 표준화된 운영 매뉴얼과 탄탄한 공급망, 그리고 고도화된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다. 졸리비가 노랑통닭 인수 시 ‘다미온푸드’의 지분까지 확보한 것도 이 같은 평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원부자재 생산부터 물류까지 수직계열화된 구조를 통해 향후 타국 시장 론칭 시 원활한 공급 체계를 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K-치킨과 K-커피는 한류 확산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졸리비는 해당 브랜드들을 기반으로 “K-프랜차이즈의 동남아 확산”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 인수한 ‘하이랜드 커피’가 현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급성장한 선례가 있어, 한국 브랜드들도 이와 유사한 성장 경로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졸리비의 K-푸드 기업들의 인수는 브랜드 인지도와 문화 적응력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졸리비 고유 브랜드는 한국 내 인지도가 낮아 단독 진출 시 빠른 확장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미 국내에서 브랜드 충성도와 점포 운영 능력을 입증한 로컬 기업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시장 안착과 수익 실현을 노리는 셈이다.

또한, 한국 외식 소비자의 높은 기준과 치열한 경쟁 구조 속에서 졸리비가 자체 브랜드로 승부하기보다는, 현지화에 성공한 브랜드를 전진기지로 삼아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노랑통닭의 신규 브랜드 모델인 가수 겸 배우 차은우. 사진=노랑통닭
노랑통닭의 신규 브랜드 모델인 가수 겸 배우 차은우. 사진=노랑통닭

업계, 졸리비 경계심 고조…“제2의 자본 대전 시작”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졸리비의 연이은 인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과 글로벌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졸리비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안착할 경우, 기존 로컬 브랜드들과의 경쟁 구도가 급격히 재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졸리비는 단순한 외국계 투자자가 아니라,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잘 아는 ‘실전형 전략 투자자’”라며 “국내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들에게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졸리비의 행보는 단순한 시장 확장이 아니라 ‘포스트 K-푸드 시대’를 겨냥한 전략적 접근이다. 한국은 더 이상 글로벌 브랜드의 수입처가 아니라, 수출형 브랜드의 기지로 부상 중이다. 졸리비는 이를 간파하고, 한국 브랜드를 '글로벌 식탁'에 올릴 준비를 마쳤다. 남은 것은, 한국 브랜드가 졸리비의 손에서 얼마나 더 멀리, 더 강하게 뻗어나갈 수 있을지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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