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하나로 고급차 절도 범죄 조직을 소탕한 사연

절도, 마약 밀매, 자금 세탁 등에 연루된 범죄 조직이 고속도로에 떨어진 자동차 번호판 하나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미국 위스콘신주 경찰은 최근 고급차 절도, 부동산을 통한 자금 세탁, 마약에 연루된 대규모 범죄 조직을 적발했다. 경찰은 범죄에 연루된 23명의 조직원 체포와 함께 여러 대의 자동차를 압수했다.

이들은 자동차, 의류, 보석 등을 훔치고 자금 세탁, 부동산, 마약 거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원들은 복제된 VIN, 마약, 유한책임회사(LLC)를 통한 자금을 세탁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고급차를 훔쳐 되팔고 그 수익을 허위 사업체를 통해 세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규모 범죄 집단을 검거할 수 있었던 수사는 2022년에 분실된 번호판 하나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2022년에 케노샤 카운티의 고속도로에 떨어져 있던 자동차 번호판을 발견했다. 이 번호판은 밀워키에서 도난된 차량과 연관돼 있었고, 이를 단서로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해당 번호판이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건의 절도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밀워키와 일리노이 일대로 수사를 확대했다.

그 결과 경찰은 해당 절도 조직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여러 사람을 특정했다. 용의자들은 콜벳(Corvette)과 같은 고급차를 목표로 삼고 주거지나 밀워키 미첼 공항 등지에서 차량을 훔쳤다. 이들은 범행에 전문적인 스캐닝 및 복제 장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을 확보한 뒤에는 차량 고유번호(VIN) 판을 바꿔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현금을 받고 재판매했다. 이렇게 판매된 차량은 플로리다, 라스베이거스, 조지아 등 미국 전역으로 팔려나갔다.

그다음 단계는 현금을 LLC에 유입시켜 부동산을 구매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부동산을 매각하면 자금이 세탁됐다. 수사 과정에서 당국은 대량의 헤로인과 메스암페타민을 유통하던 마약 유통 거점도 발견했다. 또한, 신용카드 복제 장비, 차량 문서 조작, 위조 VIN, 도난 의류, 도난 보석, 차량 4대, 도난된 총기 1정, 현금 등을 압수했다.

“케노샤 카운티에서 발견된 번호판 하나 때문에 조직범죄를 일망타진하고 23명을 체포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우리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조직을 일망타진한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경찰은 밝혔다.

올해 미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몇 차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월 고급차 인도 경로를 조작해 절도를 일삼던 범죄 조직을 적발했고, 4월에는 브롱크스의 주차장에서 수백만 달러 상당의 도난당한 BMW와 롤스로이스를 발견했다. 지난 6월에는 차량 공유 서비스 튜로(Turo)에서 도난 차량을 사용하는 조직이 적발되기도 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