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자영업자들을 노린 이른바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삼성그룹과 이재용 회장을 사칭한 사기 시도가 한 장어집 사장의 기지로 막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아프니깐 사장이다'에 따르면 서울에서 장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3일 오후, 삼성그룹 직원이라며 20인 규모의 회식 예약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남성은 자신을 ‘삼성타운 물리보안팀 김 대리’라고 소개하고, 이재용 삼성 회장이 회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예약자는 장어 20마리와 김치말이국수 10개를 미리 주문했고, A씨에게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메뉴판 사진을 요구했다. 이어 장문의 문자 메시지와 명함 사진도 함께 보내며 신뢰를 유도했다.
문자에는 구체적인 예약 시간과 인원, 메뉴 등이 정리되어 있었고, “부족한 부분이나 주류는 도착해서 주문하겠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사기극의 핵심은 ‘이재용 회장이 참석할 수도 있다’는 말과 함께 고급 와인을 준비해달라는 요청에서 드러났다. 예약자는 구하기 어려운 와인이라며 수백만 원대 온라인 링크를 전달했고, 사비로 해당 와인을 준비하게 만든 뒤 사라지는, 이른바 ‘노쇼 사기’의 전형적인 수법이었다.
A씨는 명함과 이메일 주소 등을 재확인했다. ‘삼성타운’이라는 어딘가 어색한 문구, 직통번호 없는 명함, 공식 도메인이 아닌 이메일 주소. 수상한 단서들이 눈에 띄자, A씨는 "다른 데 가라"며 단호하게 예약을 취소했다.
A씨는 해당 내용을 공유하며 “저희는 평소 바빠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초보 사장님들은 정말 조심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커뮤니티에는 “와인을 사게 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요즘 사기 수법이 점점 교묘해진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대기업과 유명인을 사칭한 노쇼 사기 사례는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다. A씨의 기지가 대형 피해를 막은 가운데, 자영업자들은 “예약 전 신원 확인과 고가 요구 대응에 있어 보다 철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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