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 중 성인이 돼도 부모나 가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6명 중 1명꼴이었으며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 의지가 시간이 흐를수록 약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비구직 청년의 특성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비경제활동 청년 인구의 지난주 활동 상태로는 ‘정규교육기관 통학’, ‘육아’, ‘쉬었음’이 10년 평균 전체 67.6%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정규교육기관 통학’은 1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육아’ 상태 인구는 10년간 26.8%에서 13.8%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며 ‘쉬었음’ 상태 인구는 10.5%에서 20%로 2배가량 상승했다. ‘쉬었음’ 청년 수는 2023년 육아 중인 청년 수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육아 중인 청년의 감소는 저조한 혼인율과 출생률의 반영으로 보인다”며 “‘쉬었음’ 인구의 증가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청년 중 명목적인 사유를 갖지 않은 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원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경제활동인구 중 약 77%가 최근 구직의사가 없었으며 22%가량은 구직의사가 있었음에도 최근 4주 내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 주요 비구직 사유로는 본인이 원하는 수준의 일자리가 없음을 경험하거나 없을 것이라 예상한 경우가 약 37%, 본인의 역량이 직업을 구하기에 부족하다고 느꼈거나 그럴 것이라 예상하는 경우가 약 43%였다.
비경제활동 청년을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분류해 보면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4년제 대학에 재학하는 미혼 청년(21.7%), 졸업 후 배우자와 함께 사는 기혼 여성(23.9%), 졸업 후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미혼 청년(16.8%) 등 3개 집단이 약 60%를 차지했다.
이중 부모와 함께하는 미혼 남녀 졸업자의 ‘구직의사 있음’ 비중이 2016년 약 55%에서 지난해 50%로 감소했다. 일자리가 주어졌을 때 취업이 가능하다고 답한 청년은 같은 기간 54%에서 31%로 하락했다. 구직의사와 취업 가능성에 모두 긍정적이었던 비중 역시 2015년에는 56% 이상을 기록했지만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영향 이후 급감해 지난해에는 31%까지 낮아졌다.
청년들의 경제활동 상태는 만 26세 이후 비교적 고정되는 경향을 보였다. 20대 중반까지는 대부분이 실업 상태를 반복적으로 겪지만 25~26세를 전후해 취업에 성공해 경제활동을 지속하는 집단과 일 경험 부족으로 장기 비경제활동 상태에 머무는 집단으로 나눠졌다. 특히 보고서는 만 28세 이후에 경제활동 상태의 변화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현행 경제활동인구조사의 문항은 ‘쉬었음’ 상태라는 비경제활동 청년의 일시적 현상만을 포착할 뿐 이들이 향후 노동시장에 장기간 머무를 위험을 충분히 진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현재 ‘쉬었음’ 인구가 청년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개인의 쉬었음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향후 전개를 예상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성인 극초기 피교육자’-‘성인 구직자·근로자’ 상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청년이 겪을 수 있는 난관들을 체계적으로 지식화해 교육 내용을 선정하고 스트레스 취약성이 높은 대상들에 대한 적절한 선별 방식과 침습적이지 않은 지속적 관리방안 등을 고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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