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에서 시작된 변화…사우디, 스포츠로 세계를 삼킨다 [글로벌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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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에서 시작된 변화…사우디, 스포츠로 세계를 삼킨다 [글로벌N]

뉴스컬처 2025-07-07 10:22: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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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스포츠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축구를 중심으로 복싱, e스포츠, 포뮬러1, 골프, UFC, 테니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 손을 뻗고 있으며, 여기에 세계적인 슈퍼스타 선수 영입과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 전략을 병행하면서 세계 스포츠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Vision 2030’이라는 국가 프로젝트와 국부펀드(PIF)의 자금력이 자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사진=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홍보영상 캡처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사진=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홍보영상 캡처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랫동안 석유에 의존한 단일 산업 구조를 유지해왔지만, 변동성이 큰 국제 유가와 글로벌 탈탄소 흐름 속에서 경제 다각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2016년 발표된 '비전 2030(Vision 2030)'은 석유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국가 개혁 프로젝트로, 스포츠 산업이 그 핵심 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정부는 스포츠를 경제 성장 엔진이자 국민 건강 증진, 고용 창출, 국제 이미지 개선의 도구로 인식하고,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는 국경, 언어, 종교를 초월한 ‘보편 언어’이기에,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을 넓히는 데도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  ‘호날두 효과’와 스타 영입 러시…사우디 리그의 브랜드 도약

사우디 스포츠 산업 도약의 상징적인 장면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알 나스르 이적이었다. 연간 2억 유로 이상의 계약 규모는 세계 축구계에 충격을 주었고, 동시에 사우디 리그(SPL)의 브랜드 인지도를 세계적으로 끌어올렸다. 그 이후 카림 벤제마, 네이마르, 은골로 캉테, 세르지오 라모스 등 유럽 무대의 정상급 선수들이 줄줄이 사우디로 향했다. 더욱이 손흥민에 대한 사우디 클럽팀들의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스타 영입은 단순한 경기력 강화만이 아니라, 스폰서십, 중계권, SNS 도달률, 관광 유치, 구단 상품 판매 등 다층적인 파급효과를 유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호날두의 입국 직후 알 나스르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수십 배로 급증했고, 경기장 입장객과 티켓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사우디는 단순히 리그에 선수만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23조 원 규모의 ‘스포츠 블러바드(Sports Boulevard)’는 리야드 중심에 조성 중인 대형 스포츠 복합 단지로, 수십 개의 종목 시설과 상업·문화 시설이 융합된 도시형 프로젝트다. 여기에 킹 살만 스타디움,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등 기존 경기장의 리뉴얼도 병행되며, 대회 유치에 적합한 하드웨어 기반이 빠르게 완비되고 있다.

이런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우디는 F1 사우디 그랑프리, 복싱 헤비급 타이틀 매치, 클럽 월드컵(2024), e스포츠 월드컵(2024~2025), 아시안컵(2027), 그리고 궁극적으로 2034 FIFA 월드컵 개최권 확보까지 성공했다. 이는 국제 스포츠 정치 무대에서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정표다.

사진=PIF
사진=PIF

사우디의 투자 방식은 단순한 ‘후원’이나 ‘소비’에 그치지 않는다. 국부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는 스포츠 산업을 ‘자산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PIF는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구단의 최대 주주이자, 이탈리아·스페인·중동의 미디어 중계권에도 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2023년 설립한 스포츠 전문 투자회사 SURJ Sports를 통해 e스포츠, 격투기, 골프, OTT 중계 플랫폼(Dazn)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의 투자 전략은 향후 스포츠 콘텐츠의 ‘유통권과 플랫폼’을 동시에 소유한 글로벌 IP 강국으로 성장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  성과와 과제: 경제적 수익 vs. ‘스포츠워싱’ 논란

사우디의 스포츠 산업은 이미 가시적인 경제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7.2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22.4억 달러로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포츠 관련 일자리도 2030년까지 10만 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체육 참여율은 13%에서 48%로 급등했고, 여성 스포츠 참여율도 400% 가까이 증가하며 사회 문화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국제 언론은 이를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으로 규정하며, 인권 이슈와 정치적 탄압 문제를 스포츠로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한다. 또한, 높은 연봉으로 슈퍼스타를 끌어들이는 것이 지속 가능한 모델인지, 실질적인 리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사진=PIF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사진=픽사베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 투자 전략은 이제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략의 정점에 위치해 있다. 자본력과 정치력을 기반으로 리그·선수·인프라·IP·이벤트까지 종합적으로 통제하는 모델은 전 세계 스포츠계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

‘호날두 영입’은 시작에 불과하며, 사우디는 2034년 월드컵 이후에도 스포츠 산업을 지속 가능한 성장축으로 삼아 중동판 스포츠 제국 건설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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