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엘리슨(Larry Ellison).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은퇴한 이후 현재 글로벌 IT업계에서 '맹주'의 자리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엘리슨이 창업한 오라클(Oracle)은 기업용 소프트웨어(SW)를 주로 개발하면서 최근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맞아 관련 분야에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야심차게 추진 중인 5000억 달러(약 680조 원) 규모의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주도하면서 오라클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연간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을 수주하면서 주가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 계약은 오라클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클라우드 계약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AI 시장에서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오라클의 창업자 앨리슨의 자산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난 상태다. 엘리슨은 오라클 회장으로 지분의 41%를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가 지난달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엘리슨은 순자산 2420억 달러(약 329조 원)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4073억 달러, 약 544조 원)에 이어 세계 갑부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엘리슨의 뒤를 이은 것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 CEO(2393억 달러, 약 325조 원)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2278억 달러, 약 310조 원)이었다.
이처럼 현재 글로벌 IT업계의 맹주이자 대표적 세계적 부호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엘리슨은 사실 불우한 어린 시절과 사업 초기 여러 난관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1944년 뉴욕 맨허튼에서 태어난 엘리슨의 생모는 19살에 불과했고, 그의 생부는 가족을 버리고 떠난 지 오래였다. 가난했던 생모는 엘리슨을 입양시켜야 했다.
불우한 시절은 엘리슨이 성인이 돼서도 이어졌다. 학교에서는 배우길 거부하는 반항아로 불렸으며, 대학에 다닐 때는 프로그래머로 여러 기업에서 의뢰 받은 일로 근근히 학비를 벌어야 했지만 제대로 졸업은 하지 못했다.
결혼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방 한 칸짜리 아파트에서 살았던 엘리슨 부부는 잦은 마찰로 결혼 생활은 파탄에 이르렀다.
여러 자료 등에 따르면 엘리슨의 인생에서 반전의 기미가 보인 건 1974년 암펙스(Ampex)라는 컴퓨터 회사에서 일하면서 였다. 이 곳에서 훗날 오라클을 함께 설립한 밥 마이너(Bob Miner)와 에드 오츠(Ed Oates)를 만났기 때문이다.
엘리슨은 얼마 후 암펙스를 떠나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인 프레시전 인스투먼트 컴퍼니(Precision Instrument Company, PIC)에 입사했다. 당시 PIC에는 전문적인 SW 개발 프로그래머가 없었다. 따라서 외주를 통해 프로그래밍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같은 PIC의 업무 형태가 엘리슨의 인생을 바꿔놓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전 직장 동료였던 마이너와 오츠에게 연락해 PIC의 프로그래밍 맡을 외주 업체를 설립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1977년 8월 엘리슨의 제안에 동의한 마이너와 오츠는 새로운 SW 프로그래밍 전문 개발 업체를 설립하기로 했다. 바로 오늘날 기업용 소프트웨어 의 강자 오라클의 시작이다. 아이디어를 낸 앨리슨은 오라클의 지분 60%를, 나머지 두명은 각각 20%를 나눠 가졌다.
기업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납품하는 엘리슨의 사업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관련 업무에 별도의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란 점은 시장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수많은 기업들이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하면서 오라클의 입지는 탄탄히 다져졌다. 특히 특정 기업에게 납품한 소프트웨어가 신뢰성을 얻을 수록, 이를 패키지화에 상용화한 프로그램도 시장의 인기를 끌게 됐다.
오라클의 성장세도 이어졌다. 직장 동료 3명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오라클은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적 닷컴(.com) 열풍을 타고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의 외형도 갖추게 됐다. 오라클은 이미 2012년에 전 세계 145개국 이상에서 약12만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이었다.
오라클은 현재 글로벌 IT업계에서 기업용 SW 기업의 대명사격의 위상을 갖춘 상태다. 특히 대규모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공동출자로 오라클은 이제 AI 시대를 주도하는 대표적 IT기업으로 꼽힌다.
불우한 어린 시절과 결혼 생활을 딛고 평범한 컴퓨터 회사에서 작은 불편함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거대 IT기업의 회장이자 세계적 부호로 올라선 래리 엘리슨. 그는 이제 전 세계 주요 언론으로 부터 '어두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여준 기업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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