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배달의민족이 최소주문금액 없는 1인분 배달 서비스 ‘한그릇’ 카테고리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1인 가구와 혼밥족을 겨냥한 소액 배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입점 업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배민이 ‘상생’을 내세우지만 실질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27일부터 BBQ가 ‘한그릇’ 카테고리에 입점해 1인분 치킨 메뉴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BBQ는 ‘미니콤보세트’, ‘황올반마리세트’ 등 1인분 세트를 정상가 대비 최대 20% 할인해 선보이고, 배민은 배달비와 할인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
배민 관계자는 “치킨은 대표적인 배달 음식이지만 원재료 특성상 1인분 판매가 활성화되지 못했던 영역”이라며 “BBQ의 입점을 계기로 본격적인 ‘1인 치킨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배민은 앞으로도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추가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그릇’은 최소주문금액 없이 1인분만 배달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도 1인분 주문은 가능했지만 최소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의 사이드 추가 주문이 필요했다.
한그릇 카테고리는 4월 말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주문량과 참여 업체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배민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주문 건수는 5월 첫 주 대비 10배 이상 늘었고, 이용자 수도 11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가맹점주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배민이 배달비를 지원해 준다고 하지만 가맹점주가 20% 할인 조건을 수용해야 하고, ‘한그릇’ 카테고리에 따로 입점해야만 지원이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카테고리를 테스트 운영 중인 배민은 배달비 1500~2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입점 조건으로 △메뉴 할인을 최소 20% 적용해야 하고 △1만2000원 이하 메뉴여야 한다.
협의회 관계자는 “일반 메뉴에서 1만원 이하 주문을 받는다고 배달비가 지원되는 것이 아니고, 배민이 선택적으로 문자를 보낸 업주만 ‘한그릇’ 메뉴에 참여할 수 있다”며 “모든 점주에게 열린 기회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서울 소재의 한 가맹점주는 “1만2000원짜리 메뉴를 팔아서 얼마나 남기겠느냐”며 “뭐라도 해보려고 참여하는 업장이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남는 장사가 아니라서 배달비 지원이 끝나면 참여하지 않는 업장들이 꽤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진이 많이 남는 재료를 활용해야 이익이 많이 남는 구조”라고 했다.
업주들은 특히 ‘한그릇’ 카테고리의 배달비 지원이 7월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보고 있다. 이후에도 배달비를 계속 지원할지, 지원 폭은 어느 정도일지 구체적 계획이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배민 측은 1인 가구 증가와 혼밥 트렌드 확산에 맞춰 한그릇 서비스를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배민 관계자는 “한그릇 할인 이용 가게를 대상으로 배달비를 지원하며 초기에는 업주 부담 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된 추가 수수료 할인과 배달비 지원이 실행될 경우, 업주들의 수익성도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은 지난달 1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중재로 입점업주 단체들과 △1만 원 이하 주문의 중개이용료 전액 면제 △배달비 차등 지원 △1만~1만5000원 주문에 대한 수수료 인하 등의 상생 방안을 중간 합의한 바 있다. 배민은 3년간 최대 3000억원을 업주 지원에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업주들은 구체적 지원 방식과 적용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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