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는 4일 공식 임명 직후 첫 일정으로 농민단체 대표들과 면담을 갖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에 대한 반발 기류를 진화하는 데 주력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새 정부에서도 국민통합의 관점에서 전 정부 장관 한 명 정도는 유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면담은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은 직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진행됐다. 해당 장소에서는 농업 관련 4개 법안(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처리를 요구하는 농민단체들의 노숙 농성이 계속되고 있다. 농민단체는 송 장관이 이 법안들을 ‘농망4법’(농업을 망치는 법)이라 비판했던 점을 문제 삼으며 유임 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 총리는 약 1시간에 걸친 면담에서 “100% 공감한다”며 농민들의 문제제기를 경청하는 동시에,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대통령도 식량안보, 농업 주권에 대한 인식이 매우 강하다”며 “새 정부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정책 방향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송 장관의 유임 배경과 관련해 “내란 과정에서의 역할이나 책임이 비교적 적었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송 장관 본인도 쉽지 않은 결단을 했을 것으로 본다. 저 역시 면담을 통해 관련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의 이번 일정은 단순한 민심 청취 차원을 넘어 내각의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송 장관 유임과 관련한 갈등이 조기 수습되지 않을 경우, 새 정부 농정의 추진 동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김 총리는 ‘정치적 신속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농성장에 돗자리를 깔고 신발을 벗고 앉아 직접 메모를 하며 면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운 날씨 속 넥타이를 풀고 양복 상의를 벗는 등 격의 없는 행보로 현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꼭 실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국회를 방문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본회의에서 정부의 1차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뒤 국회 연단에 올라 취임 인사를 겸한 추경 관련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김 총리가 민생 현안과 정치적 갈등 해소를 첫 공식 일정으로 선택하면서, 새 정부의 ‘현장 중심 실용 국정’ 기조가 총리실 행보 전반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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