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세계 최고 성능을 갖춘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가 3일 실전 배치됐다. 지난해 6월 해군 항공사령부에 인도된 지 1년여 만이다.
4일 해군에 따르면, 이날 운용에 들어간 항공기들은 지난 2023년 보잉 시애틀 공장에서 제작됐다. 제작 후에는 한국에 바로 도입되지 않고 미 현지에서 미리 파견된 승무원과 정비 요원들의 교육에 활용됐다. 그리고 지난해 6월, 해군 항공사령부에 인도된 후 주야간 비행훈련과 전술훈련, 작전평가 등의 전력화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갔다.
보잉이 제작한 P-8A는 B737 상용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국내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가 보유 중인 여객기와 같은 기종이다. 겉모습만 보면 여객기처럼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잠수함 작전처럼 혹독한 임무 환경에 적합하도록 상당 부분 개조됐기 때문이다.
◇ 더 단단한 동체와 강력한 엔진
우선 P-8A의 몸체라 할 수 있는 동체는 여객기로 사용되는 B737보다 더 두껍고, 뼈대 격인 기골도 대폭 보강됐다. 이 때문에 동체 무게가 같은 B737보다 약 4.5톤이 더 무겁다. 이는 높은 고도와 낮은 고도를 오가며 난기류와 염분이 가득한 임무 환경에서 견디기 위해서다.
동체와 날개를 연결하는 윙 박스(Wing box) 역시 보강됐다. 원래 있던 날개 대신 무겁고 더 큰 날개가 사용되면서 이를 지탱할 수 있는 윙박스가 필요했다. 더구나 날개 아래에는 엔진 외에도 AGM-84 하푼, 슬램(SLAM)-ER 등 함정 공격용 미사일까지 탑재돼 날개에 가해지는 하중이 훨씬 크다.
엔진도 B737 계열기에서 사용되는 엔진 중 가장 강력한 CFM56-7B27A 터보팬 엔진이 탑재됐다. 특히 각 엔진에는 180kVA(킬로볼트 암페어) 용량의 발전기가 2대, 동체 후방에 90kVA 보조전원용 발전기 1대가 더해져 총 450kVA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B737 여객기의 270kVA 대비 60% 이상 많은 전력으로, 다양한 군용 장비와 센서, 무장 운용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 더 강력해진 전투능력
전투능력도 더욱 강력해졌다. 우선 무장능력은 동체 내부에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내부무장창(Weapon bay)과 날개 아래에도 무장장착대가 설치돼 수중 미사일인 어뢰와 물속에서 폭발하는 폭뢰, 그리고 자유낙하 폭탄 등 잠수함과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특히 물속의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소노부이도 기존 P-3C 대비 50%가 더 많은 120여발을 탑재할 수 있다.
잠수함을 탐지하는 감각기관인 센서도 첨단 APY-10 다중모드 레이다를 비롯해 주야간은 물론, 기상 불량에도 상관없이 해상을 감시할 수 있는 영상레이더(SAR), 전자광학(EO) 및 적외선(IR) 카메라 등이 적용돼 잠수함 탐지 능력이 향상됐다.
특히 군용기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부품 부족에 따른 유지보수 문제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P-8A의 기반 모델인 B737이 현재도 전 세계적으로 6000대 이상이 운용되고 있어 부품과 정비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해군이 P-3CK 해상초계기 16대를 운용 중인 가운데 노후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이들 기체를 대체할 전력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해군은 1995년에 P-3C 8대를 도입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미 해군이 보관 중인 P-3B를 P-3C급으로 성능개량한 P-3CK 8대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1995년에 도입한 P-3C도 지난 2020년에 P-3CK급으로 성능개량됐지만, 2030년 이후부터는 앞서 도입된 기체들부터 수명주기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추가 도입 사업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