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지금까지 배우 활동을 하면서 확신을 가지고 그대로 밀어붙였을 때 맞아 떨어지는 결과값을 얻을 때가 있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마지막까지 '이게 맞나' '저게 맞나' 라며 확신 하지 못했어요. 그만큼 굉장히 어려웠고, 그걸 풀기 위한 힘겨운 과정이 있었죠. 솔직히 말해서 '오징어 게임'을 두고 '후회 없이 잘 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글로벌 화제작 '오징어 게임' 시즌 3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이정재와 대립을 펼치며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준 임시완이 이렇게 말했다.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임시완을 만났다. '오징어 게임' 시즌3 관련 에피소드 외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만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임시완은 '오징어 게임'에서 극 중 코인(암호화폐) 투자로 큰 빚을 떠안고 게임에 참가한 유튜버 333번 '명기'로 열연했다. 최근 공개된 시즌 3에서는 전 여자친구 준희(조유리)와 아기에 대한 진심, 그리고 자신이 직면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결국 본성을 드러내는 모습을 펼치며 최악의 '빌런'이 됐다. 이와 동시에 전 세계에서 비호감 캐릭터로 낙인찍혔다.
이날 임시완은 "시즌 2, 3 촬영부터 공개까지 2년여를 '명기'와 함께 했다. 이제는 떠나 보낼 수 있어서 후련하다. 해방감마저 든다"라고 밝혔다.
왜 '해방감'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그는 "'명기'가 정을 나눌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지 않나. 정서적으로 따라가기 힘들었다"라며 "촬영을 마친 이후 떠나보낼 줄 알았는데 시즌 2, 3가 나뉘고, 계속해서 프로모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기 되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임시완은 "'명기'를 연기할 때마다 이해 충돌이 있었다"라며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는 '아 빌런 역할이구나' 생각했다. 감독님과 미팅 후에 마냥 빌런만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데도 인간적일 것 같았다. 처음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계속해서 0점 조절해가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임시완의 연기력은 시즌 3에서 폭발하듯 터졌다. '숨바꼭질' 게임에서 생존을 위해 무참히 참가자들을 살해하는 것부터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자신의 아기와 '기훈'을 상대하는 모습까지 소름 끼치는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특히 시청자는 마지막까지 '명기'의 진심을 제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임시완은 "명확한 건 준희에 대한 마음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에겐 '진심'이라라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임시완은 '줄넘기' 게임 때 준희를 두고 다리를 건넌다. 결국 다리 부상을 입은 준희는 게임을 포기,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다. 이와 관련해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준희의 상황, 부상 정도를 보고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도출한 것"이라며 "준희를 향한 마음은 진짜였지만 명기가 배짱이 좋거나 현명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인물이라 변호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압도적인 연기 덕에 임사완은 '세계적 비호감'으로 낙인찍혔다. 그는 "후폭풍이 있다. 그러나 악역을 잘 소화 했는 칭찬으로 생각하며 즐기고 있다"고 스스로 달랬다.
임시완은 "애초 시즌 1만 기획 된 작품이 2, 3까지 나온 것 자체로, 감독님에게 큰 노고가 있으셨을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 팬으로서 제가 작품에 존재한 자체로 감사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명기'가 일찍 죽어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러면 이런 후폭풍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징어 게임'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임시완은 "저의 팬심을 충족시켜주는 작품이었다. 시즌 1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시즌 2, 3가 시리즈물로 나오면서 출연까지 하게 됐다. 테마파크 가는 기분으로 참여했다"라며 "프로모션을 위해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축제 같은 이벤트를 함께 했다. 이런 경험을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연기력'이 최고조에 오른 모습을 보였는데도 임시완은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지금까지 배우 활동을 하면서 확신을 가지고 그대로 밀어붙였을 때 맞아 떨어지는 결과값을 얻을 때가 있었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마지막 신까지 '이게 맞나' '저게 맞나' 라며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걸 풀기 위한 힘겨운 과정이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오징어 게임'은 '후회 없이 잘 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명기' 캐릭터가 어떤 역할보다 어려웠음을 피력했다.
이어 임시완은 '명기' 이외에 욕심 나는 캐릭터가 있었냐는 질문에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만약 바꿀 기회가 있다면 '현주'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다. 극 중 드물게 정의로운 인물 아닌가. 굉장히 멋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불현듯 저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임시완은 '오징어 게임'의 중심 이정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이정재 선배를 꾸준히 관찰했다"라며 "자기 관리가 굉장히 철저하신 분이다. 이정재 선배가 보여주는 연기의 힘, 가장 큰 원동력은 철저하고 꾸준한 자기 관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식단 관리를 지속하는 것은 기본, 현장에 오기 전 모든 면에서 준비된 모습이었다"라며 "'오징어 게임' 시즌1 기훈과 시즌 2, 3 모습은 굉장히 다르다. 바보처럼 해맑았던 인물이었는데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나. 그런 것들을 표출해 낸 것도 철저한 관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것이 주연으로서 책임감이고, 배우로서 지구력인 것 같다. 일시적으로 잘 할 수 있지만 지속해서 잘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모든 과정이 멋있게 다가왔다. 후배로서 진심으로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임시완은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 쿠팡플레이 '소년시대2' 등에 출연을 확정하며 또 한 번 전 세계에 존재감을 알릴 예정이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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