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세계에 ‘미리내집’ 알려…“매년 4000호 공급”

[빈=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대표 주택 정책인 ‘미리내집’ 등을 전 세계 도시에 알리며 매년 4000호 이상 꾸준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미리내집은 입주 후 자녀를 한 명만 낳아도 20년간 거주할 수 있고 자녀 2명 낳을 경우 시세보다 10%, 3명 낳으면 20% 저렴하게 집을 구매할 수 있어 저출생과 주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정책으로 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 참석해 ‘미리내집’ 등 서울의 주택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 시장은 3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2025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 참석해 저출생과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등 서울시 공공 주택 정책을 공유했다.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은 싱가포르 도시재개발청과 ‘살기좋은도시만들기센터’ 주최로 격년마다 열리는 국제회의다. 올해는 7월 2일부터 3일간 빈 시청사에서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한 도시-지역 중심 해법에서 시작되는 글로벌 영향력’을 주제로 열렸다.

서울시는 2023년 세계도시정상회의를 개최했고, 2018년에는 도시행정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은 바 있다. 오 시장은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주택공급 정책 세션의 첫 연사로 초청됐다.

60여개 도시 시장 앞에서 연단에 오른 오 시장은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와 아이 출산에 따라 거주기간이 늘어나는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내집 정책을 소개했다.

오 시장은 “시프트라는 장기전세주택 모델을 운영한 결과, 자녀 수와 입주 후 출생한 자녀 수가 기존 공공 임대주택보다 더 많았다”면서 “(이 정책은) 2010년 유엔해비타트 특별상을 받았고, 지금은 서울을 대표하는 임대주택정책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내집 정책을 소개하며 “앞으로 매년 4000호 이상으로 공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은 땅이 좁고, 인구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단순히 주택을 새로 짓는 방식만으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노후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거나 민간 주택을 임차해 공급하는 방식도 함께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공공임대주택 43만3000가구 중 약 70%가 이런 방식으로 확보된 주택”이라며 “계속 공급을 늘려온 결과 2010년 5.3% 수준이던 공공 임대주택 비율이 2024년에는 11.2%까지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을 마친 오 시장은 오는 9월 말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대도시협의회 창립 40주년 기념 총회와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5에 세계도시 시장들을 초청했다. 세계대도시협의회는 대도시들이 공통으로 직면한 경제, 환경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다. 올해는 9월 29일부터 3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대도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다.

아울러 같은 기간 코엑스에서는 ‘약자와 동행하는 AI’를 주제로 사람 중심의 최첨단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SLW가 열린다.

한편 오 시장은 앞서 지난 2일에는 시장포럼 의장인 치홍탓 싱가포르 국가개발부장관을 만나 스마트시티, 주택정책 등에 관한 협력 방안 논의했다. 이어진 환영 만찬에서는 미카엘 루트비히 오스트리아 빈시장, 피터 첸처 독일 함부르크시장을 만나 서울의 매력을 알렸다.

이밖에 세계도시정상회의 참석 전인 3일 오전에는 마티 분즐 빈 박물관장을 만나 서울시립미술관 운영 전략과 현재 진행 중인 서소문본관 리노베이션 현황을 공유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치홍탓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