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현요셉 기자] 지난 4년간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들었던 리플(XRP)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지루한 법정 공방이 마침내 종착역을 향하고 있는 분위기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합의 기각과 비공개 회의 소식은 투자자들의 희비쌍곡선을 그리게 하지만, 소송의 끝이 다가오면서 XRP의 시장 전망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 끝나지 않는 줄다리기: 최신 합의 시도와 법원의 기각
가장 최근의 소식은 지난 6월 29일, 미국 법원이 리플과 SEC가 제출한 공동 합의안을 또다시 기각했다는 점이다. 양측은 이달 12일 수정된 합의안을 제출하며 소송 종결에 대한 기대를 키웠으나, 법원은 당사자 간의 합의만으로는 최종 판결을 뒤집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리플이 기관 투자자에게 XRP를 판매한 행위가 미등록 증권 판매에 해당한다는 2023년 7월의 약식 판결에 대한 법원의 확고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앞서 5월 9일에는 리플이 SEC에 5천만 달러(한화 약 700억 원) 규모의 벌금을 납부하고 SEC가 리플에 대한 금지 명령을 해제하는 내용의 합의안이 뉴욕 법원에 제출되기도 했다. 당시 SEC 내부에서는 "규제 역량 약화"를 우려하는 비판도 제기되었으나, 가상자산 업계는 소송 종결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XRP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 역시 법원의 최종 승인을 얻지 못했다.
▲ 항소 취하와 비공개 회의: 소송의 전환점인가?
이처럼 합의 시도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올해 3월 SEC가 리플에 대한 항소를 취하했다는 소식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리플의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이제 공식적으로 이 소송이 끝났다고 선언할 수 있다"며 가상자산 업계의 승리를 강조했다. SEC의 항소 철회 소식에 XRP 시세는 24시간 만에 12.8% 상승하며 2.52달러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7월 3일(현지시각)에는 리플 랩스와 SEC 간의 비공개 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이 회의가 소송 종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이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마무리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 시장 전망: 불확실성 해소와 XRP ETF 기대감
리플-SEC 소송은 그동안 XRP 가격에 대한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이었다. 2023년 7월 약식 판결에서 리플이 일부 승소했을 당시 XRP 가격이 단 일주일 만에 70% 이상 급등했던 것처럼, 법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될 경우 강한 반등이 예상된다.
특히, 소송 종료 후 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가 향후 가격 흐름을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SEC는 비트와이즈, 프랭클린 템플턴 등 자산운용사들이 제출한 XRP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연기한 바 있는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막대한 기관 자금이 유입된 선례를 볼 때 XRP ETF는 상당한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5년에 XRP가 비트코인처럼 급등하여 $3.35에서 $4.75까지 새로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시장 심리와 유동성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XRP의 추가 상승은 리플의 비즈니스 확장과 실제 사용 수요 증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플-SEC 소송은 단순히 한 가상자산의 법적 분쟁을 넘어, 미국 내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전체 시장의 규제 프레임을 형성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비록 아직은 몇 번의 고비를 더 넘어야 할 수도 있지만, 소송의 최종 결과는 XRP뿐만 아니라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다가오는 SEC의 공식적인 조치와 법원의 결정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Copyright ⓒ 센머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