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담배업계 비밀문서가 폭로한 '청소년·여성 타겟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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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담배업계 비밀문서가 폭로한 '청소년·여성 타겟 마케팅'

폴리뉴스 2025-07-04 10:39:23 신고

[사진=연합뉴스 TV]
[사진=연합뉴스 TV]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공개된 미국 담배업계 내부 기밀문서가 드러낸 것은 충격적이었다. 겉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내세우면서도, 청소년과 여성을 핵심 소비층으로 냉정하게 설정한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담배 '쥴(JUUL)'은 청소년 유입과 규제 회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글로벌 '신종담배' 대열에 오르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국내에서 발표된 담배규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1990년대 대형 담배소송과 1998년 '마스터 합의(Master Settlement Agreement)'로 인해 담배회사들이 법정에 제출한 수백만 페이지의 문건들이 공개됐다. 최근엔 쥴랩스(JUUL Labs)가 2021년 노스캐롤라이나 주(州)와의 소송 합의에 따라 내부 문건을 공개했고, 이 문건들이 국내 연구에서도 분석의 핵심 자료로 활용됐다 .

이 문서들은 명백히 '미래 고객'인 청소년과 여성을 주 소비층으로 설정한 전략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청소년 감성 마케팅: 만화·사탕·과일 맛 첨가, 청소년 친숙 디지털 캐릭터 활용, SNS 인플루언서 홍보를 통해 젊은 층을 겨냥, 여성 심리 공략: 흡연을 '독립적 여성의 상징' 또는 '슬림한 체형의 이미지'와 연관시키는 메세지 구성 등이다.  이처럼 담배업계는 "자유·독립" 이미지를 핵심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설계했다.

미국·한국 등 거의 모든 국가가 담배 광고를 금지하거나 강하게 제약하지만, 업계는 이를 교묘히 회피하는 수단을 마련했다. 공개된 문서에는 브랜드 확장(sponsored merchandising): 담배 로고를 통합한 의류·라이터·굿즈에 브랜드 노출, 행사 후원 마케팅: 페스티벌, F1·음악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 간접적 이미지 노출 강화, 소셜미디어·인플루언서 마케팅: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플랫폼에 홍보를 집중, 해시태그(#juullife etc.)와 유튜브·인스타그램 감성 콘텐츠를 활용 등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 

특히 쥴은 "무료 체험·샘플링 이벤트"를 도시 주요 지점이나 학교 근처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했다 .

담배업계는 광고비만이 아닌, 정책과 규제 차단을 위한 로비 활동에도 공을 들여왔다. 쥴 내부 문서에서는 "소방관 협회"나 NGO를 통한 여론 조작에 수십만 달러를 지출한 흔적이 있으며, 이를 통해 가향 첨가금지·세금 인상과 같은 규제 움직임을 저지하거나 유리하게 전환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

쥴이라에 따르면 신종 담배 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전략적 요소로 크게 성공을 거뒀다. 전환 제품(Switching Device): 단순 금연 도구보다 '덜 해로운 대안'으로 포지셔닝하여 성인 흡연자에게 접근, 청소년용 유도 유통망: 편의점 등 청소년 접근이 쉬운 유통 채널을 주 로 선택, 달콤한 맛과 슬림 디자인: 과일·멘솔 등 맛과 USB처럼 세련된 외관으로 청소년 흥미 유발, SNS·입소문 기반 바이럴 마케팅: 캠퍼스, 페스티벌, 인플루언서 중심 체험 이벤트로 빠른 확산 등이다. 

한국은 WHO FCTC 가입국으로, 담배 광고·판촉·스폰서십을 강력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마케팅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며, 가향 전자담배·HTP에 대한 규제 공백이 존재하고,인스타그램,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 특성상 규제 실효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그 결과 쥴과 같은 '신종담배'가 빠르게 시장에 침투할 여지가 있다.

국내 '담배규제 연구 교육센터'가 제시한 대책은 다음과 같다. 광고·홍보에는 모든 형태의 담배 광고·프로모션·스폰서십을 포괄 금지, 가향제품에는 과일·멘솔 등 첨가물 사용 전면 금지, 판매 채널에는 편의점+인터넷 중심 유통에서 담배 전문 판매점 도입, 디지털 규제에는 SNS·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온라인 판촉 차단 강화 등이다. 

이같은 조치들이 실행되지 않으면, 국내에서도 쥴과 유사한 '비밀 플레이북'이 작동할 가능성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기밀문서는 담배업계가 수십 년간 일관되게 '청소년·여성' 타깃 마케팅을 수행했음을 구체적으로 증명했다. 쥴은 그 연장선에서 '다층적 유인 전략'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으며, 이는 미국 및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경종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통 담배 규제는 비교적 준수하고 있으나, 신종 전자담배·가향제품·SNS 마케팅 등 디지털 세로축에 대한 법률적 허점이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학계·정부는 미국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포괄 규제 · 신속 대응 · 디지털 시장 감시를 하나의 세트로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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